‘조합원 마음 잡아라’..정비사업지에 속속 등장하는 건설사 회심의 카드
하반기 주요 정비사업지 경쟁구도 형성
이사비 10억원·물가변동 없는 확정공사비 등 제시
박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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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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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시공사들의 하반기 경쟁에 막이 올랐다. 주요 정비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을 앞두면서 조합원들 마음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용산 남영구 남영2구역이다. 부촌 이미지가 있는 용산구인데다 다음 달 10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이 정비구역에는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쟁하고 있다.
이 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 사이에 갈월동 일대 총 1만7659㎡ 부지에 최고 34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지다.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1070만원을 책정했다. 총 사업비는 7000억원 수준이다. 조합이 먼저 1000만원 이상 공사비를 제시해 수익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사비는 경쟁사보다 145억원 낮은 6614억원을 제안했다.
이 구역을 위해 삼성물산은 사업촉진비 1120억원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조합원 가구당 이사비 약 10억원을 지원하게 된다. 사업촉진비는 담보 한도 내 대출이나 세입자 보증금 처리 등 필수적이면서도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중요한 대목이다.
또 글로벌 설계사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최근 상징적인 단지에만 적용된다는 스카이 브릿지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브릿지는 아파트 3개 동을 잇는 구름 형상의 185m 길이 파노라마 브릿지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단지명은 '래미안 수페루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년간 물가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6759억원을 제안했다. 공사 진행 중 공사비 갈등을 겪으면서 공기가 연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전략이다. 이로써 총 공사비는 삼성물산보다 많지만 확정 공사비로 착공시점 기준으로 공사비가 더 저렴할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단지명은 '트리니티 아이파크'다. 올해 단독 수주가 없고 용산이 회사 본사가 위치한 만큼 치열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도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고 12층 1572가구 규모에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14개동, 2057가구로 거듭난다. 인근 대장주 래미안원베일리가 35층, 아크로리버뷰신반포가 35층임을 감안할 때 완공되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층고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신속통합기획 정비계획 접수부터 고시까지 불과 13개월이 소요돼 빠른 사업속도가 나오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인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수주한 만큼 이 단지도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제안한 상태며 세계적 설계회사인 2포잠박(2Portzamparc)'과 손잡고 설계한다.
최근 신반포 16차 시공권을 거머쥔 대우건설도 푸르지오 써밋으로 맞선다. 완공되면 대부분 단지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에다 강남권인 이 사업장을 두고 주택사업 강호인 대건설사끼리의 경쟁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에는 지난 1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응찰했다.
서울 강남구 일원 매봉역과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로 총 공사비 예정액은 약 4300억원이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920만원이다. 재건축 조합은 지난 4월 1차 시공사 선정때는 참여하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 인하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청약이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급속도로 나아지고 있다”며 “조합도 높은 공사비를 어느 정도 양해해주면서 이전에 비해 협의의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분양가에도 입주한다는 사람들이 있어 충분한 일반분양을 통해 건설사들도 수익을 담보할 수 있다고 계산할 것”이라며 "부동산 공급이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강해 위험부담은 있지만 지으면 돈 된다는 과거 공식이 일부 단지에는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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