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로 분위기 바뀌는 정비시장..강남·용산 알짜배기 사업지 ‘살아있네’

도곡개포한신아파트 ·남영2구역 ·한남4구역 재건축 수주 경쟁 막 올라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7.10 10:24 의견 0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수주 깃발을 꽂기 위해 경쟁했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자료=서울시)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하반기 대형건설사들의 알짜배기 사업지에 대한 수주전이 막이 올랐다. 건설업황 부진 속 선별수주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강남과 용산 등 주요 사업지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금액은 대부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채웠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요인으로 건설사들이 경쟁입찰보다 까다로운 선별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시공계약을 선호하면서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가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보기 힘들었던 경쟁입찰이 성사되는 분위기다.

먼저 강남구 도곡동 일원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는 두번째 입찰에서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참여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됐다. 조합은 오는 8월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를 개최한다. 이 단지 재건축 공사비는 약 4300억원이다. 재건축을 통해 3만4299㎡ 면적에 최고 35층 7개동 816가구 단지로 탈바꿈된다. 특히 이 지역은 교육 중심지로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와 가깝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 9일 공사비 3817억원 규모의 송파구 잠실우성4차 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DL이앤씨는 오랫동안 한남5구역 수주에도 공 들이고 있다. 한남 5구역 시공사 입찰도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다.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도 경쟁 입찰이 성사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남영2구역은 서울 용산구 남영동 일대 1만7659㎡를 재개발해 최고 34층, 3개 동,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1070만원으로 총 70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올해 1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도전했으나 포스코이앤씨에게 시공권을 뺏긴 바 있다. 이후 2분기 들어서야 2320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 잠원강변 리모델링사업 수주 소식을 알리며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 국내 주택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주요 알짜배기 사업지에 대한 관심은 이어나가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공 들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 목표치 3조4000억원을 채우려면 하반기 남은 사업지가 얼마 없어 입찰에 나선 사업장 만큼은 적극적으로 사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남영2구역이 본사 인근에 위치한 만큼 뺏기지 않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양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2년간 물가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조건까지 제시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 역사 발물관, 용산철도병원 부지 개발, 국방부 용산 청사 등 용산의 랜드마크 건물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한남4구역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한남4구역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가 들어선다. 한강변 입지에 공사비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한남뉴타운은 과거부터 주요 건설사들의 브랜드 깃발 꽂기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한남4구역이 건축심의를 통과하자 세 건설사는 나란히 축하 플래카드를 걸면서 초반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한남3구역 시공권을 따놓은 상태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 조합과 공사비 갈등으로 수주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 많았다”며 “하반기에도 선별수주 기조는 이어가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제고시킬 수 있는 사업지만큼은 사수하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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