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와 SK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 CDMO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SK의 바이오 부문 계열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CDMO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8일 롯데건설과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설을 위해 875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롯데건설은 오는 3일 본격 착공을 시작해 2026년 말까지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완공을 목표로 한다.
새롭게 지어질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은 총 12만 리터 규모 바이오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건립 이후 오는 2030년까지 송도 내 2개의 캠퍼스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1공장를 비롯한 3개 바이오 캠퍼스가 모두 완공되면 총 36~40만 리터 규모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 공급망 및 솔루션 확보를 위해 미국의 머크 프로세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바이오USA에 참가해 잠재적 고객사들에게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의 청사진과 함께 대규모 항체 의약품부터 ADC 생산까지 잠재 고객사의 다양한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롯데는 바이오 산업에 대해 신동빈 회장과 그의 아들 신유열 롯데홀딩스 이사가 지난 2022년부터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에 지난달 25일 롯데지주의 12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도 들어갔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는 만큼 오는 3일 진행될 착공식에 롯데 오너 부자가 함께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조성이 다가온 만큼 이번 적극적으로 해외 파트너십 구축에 힘쓰고 있다”며 “기술과 생산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Top 10 CDMO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현재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오 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룬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에 대한 선택이 바로 M&A 전략이다.
지난달 27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의 CMO 및 CDMO 전문기업 IDT 바이오로지카(이하 IDT) 경영권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일에 설립된 100% 자회사를 통해 IDT 구주와 신주를 인수한다. 구주로는 현재 IDT 지분 40%의 대주주인 독일 투자회사 클로케 홀딩으로부터 인수한다. 클로케 그룹이 보유한 IDT 구주 일부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약 7500만유로(한화 약 1120억원)의 신주를 포함 회사 지분 60%를 약 339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IDT 바이오로지카는 백신 위탁생산 분야 탑티어 수준의 기업으로 평가된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10개 이상의 의약품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분석법 개발과 함께 임상부터 상업 단계까지 백신·바이오 전 영역의 원액 및 완제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15개 이상의 주요 글로벌 다국적 기업과 바이오텍, 연구기관들과 오랜 CDMO 파트너십 이력을 유지하며 탄탄한 사업기반을 다졌다.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다양한 백신 및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 이력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미국 FDA와 EMA 승인을 획득한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생산도 맡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지분 인수로 주요 제품군의 유럽,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진출의 활로를 마련하게 됐다.
업계는 추가 공장 건설 없이 IDT 설비를 활용해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을 시간을 5년 이상 단축하게 됐다고 평가한다.
매출 규모도 커졌다. IDT 인수로 지난해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 3700억원에 IDT의 매출 4000억원이 더해져 8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는 바이오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IDT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이라는 이름으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백신 사업은 진정성을 가지고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전략인 'SKBS 3.0'을 가속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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