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서울연극제'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관객 매료시킬 8편의 공식 선정작은?

역사, 분단, 플랫폼, 현대사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만난다

김영훈 기자 승인 2024.05.13 16:04 의견 0
공식 포스터. (자료=서울연극제 집행위)

[한국정경신문=김영훈 기자] 지난 1일, 대학로 마로니에광장에서의 개막식을 통해 서울연극협회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고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며 서울시가 후원하는 '제45회 서울연극제'가 시작됐다.

30편의 자유경연작 공연을 시작으로, 제45회 서울연극제의 메인이 되는 총 8편의 공식선정작 공연은 오는 31일부터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서울연극제는 '연극, 다(多)름으로 공존(共ZONE)하다!'라는 슬로건처럼 매우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바탕으로 한 8편의 공식선정작이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 선택에 즐거운 고민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식 선정작 8편 포스터 통합 이미지. (자료=서울연극제 집행위)

먼저 31일에는 네 편의 공연이 동시에 시작된다. 극단 김장하는 날의 '누에'(작가 박지선, 연출 이영은)는 6월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누에'는 조선의 9대 왕인 성종과 폐비 윤씨, 어우동, 월산대군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작가의 연극적 상상력을 보태 만든 작품이다.

두 여성 주인공이 마치 누에고치가 자아내는 실타래처럼 서로 맞닿아 엮이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역사극으로, 이영은 연출은 처음 박지선 작가의 대본을 읽으면서 본인이 느꼈던 감동들이 오롯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 김수안, 홍은정, 한정호, 나은선, 이정후, 김두진, 이의령, 박지은, 이수정, 박보승, 홍은표, 박해윤이 출연한다.

연극집단 반의 '미궁의 설계자'(작가 김민정, 연출 안경모)는 6월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미궁의 설계자'는 한국 현대건축 1세대라고 얘기하는 김수근이 인권탄압으로 악명 높은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하는 사실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특히, 김수근이 직접 건축 설계를 했던 아르코예술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공연을 한다는 점이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안경모 연출은 "초연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시선에 주로 집중했었다면, 이번 공연에는 설계자의 고민들, 그리고 그 속에서의 어려움, 그것을 그에 대한 책임과 반성에 대한 태도 등 다양한 시각을 더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우 전국향, 손성호, 이종무, 이가을, 김시유, 최지환, 송협섭, 송지나, 유지훈, 전민재(아역)가 출연한다.

극단 바바서커스의 '아는 사람 되기'(작, 연출 이은진, 공동연출 심재욱)는 6월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아는 사람 되기'는 분단의 시대인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들과 그들의 왜곡된 마음들, 그리고 거기에서 펼쳐지는 갈등들을 다루는 작품이다. 분단과 남북관계에 대한 3년간의 리서치를 통해 차곡차곡 완성해 온 작품이다.

이은진 연출은 "궁극적으로는 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다른 사람과 함께 잘, 혹은 살 수 있는가', '공존의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성태, 최주현, 김보나, 김필주, 연솔이, 박성민, 최시아, 정대진, 이상훈이 출연한다.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자본3:플랫폼과 데이터'(작,연출 김재엽)는 6월9일까지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자본3:플랫폼과 데이터'는 플랫폼 자본주의, 즉 흔히 스마트폰으로 운영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인 플랫폼 자본과 플랫폼 노동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자본 시리즈는 역사와 경제를 테마로 동시대 문제를 이야기하는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작업이다.

김재엽 연출은 "이번에 서울연극제에서 만나는 자본3는 기술적으로 좀 더 확장된 영상 이미지와 플랫폼 노동을 하고 있는 라이더들의 구체적 형상화 등을 통해 보다 역동적인 구성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세환, 김원정, 백운철, 이소영, 이태하, 정유미가 출연한다.

이어서 극단 신세계의 '부동산 오브 슈퍼맨 2024'(작,연출 김수정)가 6월1일부터 9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 무대에 오른다. '부동산 오브 슈퍼맨 2024'는 한국에서 전세를 살고 있던 슈퍼맨이 전세 사기를 당하게 되고,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고군분투 스펙터클 어드벤처 버라이어티 대서사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극단 신세계는 이 작품을 통해 금융자본주의 시대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모큐멘터리' 형식이다. 김수정 연출은"“새로운 감각이 더해진 다수의 영상과 렉쳐를 기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 고민지, 고용선, 김보경, 이강호, 이시래, 장우영, 한지혜가 출연한다.

극단수수파보리X컬쳐루트의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작가 김말봉, 각색,연출 정안나)는 6월7일부터 9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1930년대 신문소설로 대중들에게 크게 각인됐던 김말봉 작가의 작품을 동시대의 느낌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김말봉이라는 여성 작가를 재발굴하고 재조명한다.

정안나 연출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많이 사라진 우리 고유의 연극적 요소들을 작품 안에 녹여내기 위해 만담, 변사, 당대의 다양한 민요, 음악적인 부분 등을 넣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작품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이며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효도공연"이라고도 덧붙였다. 배우 남명렬, 김영선, 김정환, 이한희, 신정은, 이진철, 김하진, 안병찬, 이세희, 김단경, 음악그룹 더튠이 출연한다.

극단 사개탐사의 '다이빙 보드'(작 말레나 페니쿡, 연출 박혜선)는 6월14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관객과 만난다. '다이빙 보드'는 미국 신인 작가 말레나 페니쿡의 2022년 신작으로, 고등부 수영 선수들의 이야기이다. 부상의 위기를 경험한 소녀들이 두려움과 불안감을 극복해 가는 내용이 전개된다. 특히 이 작품은 유진오닐재단에서 운영하는 플레이라이츠 컨퍼런스 사이트를 통해 박혜선 연출이 직접 발굴해서 선보이게 됐다.

박혜선 연출은 "다이빙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다이빙하는 모습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선보일지에 연출 포인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신윤지, 정민주, 이현지, 안병준, 정나진, 김이안, 김석, 최광, 이요한, 김용우, 강대웅이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즉각반응의 '새들의 무덤'(작,연출 하수민)은 6월15일부터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새들의 무덤'은 딸을 잃은 한 아버지가 딸을 기억하기 위해서 자기가 살아왔던 긴 연대기를 떠나는 이야기이며, 기억과 희망에 대해서 말하는 작품이다.

하수민 연출은 "공연에서 현대사를 다루는 다양한 방식들이 있듯이, 즉각반응은 '기억'을 이야기하고자 하며, 극장이라는 공간, 그 공간에서 공연이 이뤄진다는 자체를 형식적으로 이 작품에 과감하게 투영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우 서동갑, 손성호, 김현, 장재호, 곽지숙, 김시영, 심민섭, 홍철희, 김형준, 김다임, 강민지가 출연한다.

한편, 꽉찬 일정으로 진행되는 공식선정작 8편과 자유경연작 30편 외에도 제45회 서울연극제는 '연극인이 모두 함께라면'이라는 컨셉으로 낙산공원을 함께 산책하며 '다름'에 대해 소통하는 참여 프로그램 '같이 걸을까', 사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출적 실험을 시도하는 워크숍 '사물의 연극성', 연극인 최고의 컵차기 팀을 뽑는 '천하제일 컵차기 대회', 외국국적 연극인, 장애연극인, 비장애연극인이 함께 하는 토크쇼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을까', '정식 공연이 되지 못한 것'들을 펼쳐볼 수 있는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리고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과 자유경연작을 주제로 혜화역 중앙통로 구간에 설치되는 전시 프로그램 '혜화역에서 만나는 서울연극제' 등 다양한 참여형 부대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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