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깨끗한나라의 실적 회복이 당분간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지 업황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설비 투자 확대로 현금 유출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12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깨끗한나라 실적을 지탱하던 PS부문(제지) 업황 저하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깨끗한나라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깨끗한나라의 등급전망 변경 이유로 ▲제지 업황 저하로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는 점 ▲실적 회복 지연 및 대규모 투자로 차입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들었다.
2022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쟁사는 물론 중국과 말레이시아 백판지 공장 설비가 증설되며 백판지 시장 내 공급이 증가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전방 수요가 위축됨에 따라 판가와 판매량은 모두 감소 추세다.
최주욱 한기평 기업1실 실장은 “산업 내 경쟁강도가 심화된 점을 감안할 경우 지난 12월 단행된 제품 판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익성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166억원 손실 적전..올해 700억원 소각로 설비투자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3분기(누적) PS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5% 감소했다.
생리대 등 고부가제품 점유율 확대에 따른 HL부문(생활용품)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PS부문의 부진으로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18.6% 줄어든 3858억원을 기록했다. EBIT(이자 및 세전이익)은 166억원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실적 회복 지연과 대규모 투자로 차입부담은 더욱 확대된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이 지속되며 단기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깨끗한나라는 작년 9월말 기준 순차입금은 2022년 말 대비 148억원 감소한 2611억원을 기록하며 재무부담을 축소했다. 펄프가 하락에 따른 재고부담 완화 및 설비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펄프가격이 상승 전환하며 향후 운전자본투자가 늘어나 차입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총액 700억원 규모 폐합성소각로 설비투자가 2024~2025년에 집중됨에 따라 과중한 투자부담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된다는 관측이다.
한기평은 깨끗한나라의 향후 사업 및 재무전망에 있어서 PS부문의 영업실적 개선 수준과 설비투자 규모 및 재무완충력 추이를 주효한 요인으로 봤다.
PS부문의 영업실적 개선 수준은 경기둔화 및 고금리 지속에 따른 전방 제지 수요 감소 등 부정적 업황이 지속됨에 따라 판매량 회복 및 판가 정상화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외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원재료가격이 상승한 점 ▲연료비와 전력비 등 에너지비용이 가중된 점도 PS부문 수익성 회복을 제약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깨끗한나라는 재생에너지 사업 준비와 에너지 효율 증대를 통한 비용절감 및 온실가스 발생 저감을 위해 소각로 투자를 진행 중이다.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200억원, 400억원 내외 투자자금이 집행되며 현금유출이 확대될 예정이다.
또 경영악화로 지난해 설비투자를 일부 늦게 납입한 게 올해 이후 점진적으로 반영되면서 재무완충력이 저하될 가능성도 크다.
임채욱 한기평 기업1실 연구원은 “외형 축소 및 수익성 저하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향후 투자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며 “판로 다각화를 통한 외형 확대, 원가구조 효율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 및 투자 속도조절 등을 통한 재무안정성 제어 여부가 향후 중단기 신용도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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