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기술력이 낳은 ‘호재’

삼성D, 현대차 OLED 탑재 전망·MSI 공급 확대
애플 XR 기기 시장 확대 따른 LGD 수혜 전망
OLED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6.05 11:41 | 최종 수정 2023.06.05 11:53 의견 0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OLED 기술력을 과시하며 향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삼성·LG디스플레이 OLED 탑재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실적 선방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을 42.7%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현대차와의 동맹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에도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을 중심으로 OLED 탑재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삼성디스플레이, 굴지 기업들과 동맹 효과 ‘기대’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현대자동차 차기 제네시스에 탑재될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 디스플레이 입찰에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최종 공급사로 선정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 대표 모델로 자동차 메인 디스플레이에 삼성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를 공급하는 파트너는 아우디, 페라리 등으로, 현대차 동맹에 따른 차량용 OLED 고급화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이례적으로 페라리와 공급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공개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대표 모델답게 최고 기술력이 탑재되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 탑재는 기술력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차의 협업은 2021년 아이오닉5에서도 이뤄진 바 있다. 삼성 OLED가 디지털 사이드미러 모니터용으로 적용됐다. 거울 사이드미러가 아닌 카메라로 영상을 찍어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기술이 적용돼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차의 협업 전망에 이를 계기로 양사의 전장 관련 협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 인정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확대와 맞물려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밍 전문 브랜드 MSI의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 ‘스텔스 16 메르세데스-AMG 모터스포츠(Stealth 16 Mercedes-AMG Motorsport)’ UHD+ OLED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스텔스 16 메르세데스-AMG 모터스포츠’는 MSI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 그룹’과 협업한 신제품이다. MSI의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지난달 30일부터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Computex Taipei 2023)’에서 공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초 8.6세대 IT용 OLED라인 구축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며 미래 먹거리인 IT 시장 확대를 공식화했다. 2019년 IT 시장 진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 11곳과 협력해 100종 이상의 OLED 노트북을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2022년 매출 기준에 따르면 현재 노트북과 태블릿을 포함하는 IT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76.7%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대차 공급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 측면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품업체들은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을 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기술은 중소형 OLED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자동차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공급·탑재되고 있기 때문에 MSI에 대한 공급 확대도 그런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애플發’ 호재 탈까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 출시로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XR 기기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LG디스플레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리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포괄하는 XR 기기 ‘리얼리티 프로’(가칭)를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16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XR 전용 칩셋과 10개 이상의 카메라,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될 전망이다.

애플의 MR 기기 공개를 계기로 우수한 화질과 빠른 응답 속도를 가진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한 XR 기기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의 디스플레이 시장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확장현실 기기에는 마이크로 올레드(OLED)와 광학모듈 및 센서탑재가 필수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주요 공급사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CES 2023에서 VR·AR 기기용 0.42인치 마이크로 OLED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메타버스용 디스플레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확장현실 기기 시장 진입은 그동안 메타 주도로 한정됐던 관련 시장의 규모와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레드 기술을 고도화해온 LG디스플레이 등이 앞으로 확장현실 기기 시장 성장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를 둘러싸고 애플발(發) 또 다른 호재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애플카 출시 전망이다. KB증권은 애플 자율주행차 개발 가속화에 따른 애플을 전략 고객사로 두고 있는 LG그룹 계열사들의 잠재적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동원 연구원은 “최근 6개월 간 언론보도를 종합할 때 애플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 자율주행차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애플이 2026년 애플카를 출시한다고 가정할 때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전자계열사와 협업가능성이 열려 있다. LG그룹은 전기차 핵심부품의 풀 라인업(모든 제품군)을 확보해 전자 계열 3사의 전장부품 수주잔고가 지난해보다 26%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 언급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다만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판매가 활성화되면 부품사들은 동반해 수월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VR, XR 등 소형 디스플레이 관련해 LG디스플레이 역시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태플릿이나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이나 빅테크의 관심이 높은 분야에 향후 전망이 기대가 되는 부분으로 더욱 분발해서 자체 주력사업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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