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넥슨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하며 향후 실적 개선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대만 등 중화권에 출시된 ‘히트2’가 선전하고 있으며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시장 매출 상승세와 중국 판호를 획득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넥슨 뿐 아니라 개발사인 넥슨게임즈의 향후 실적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넥슨게임즈는 넥슨의 주력 개발 자회사로 2022년 3월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넥슨(매출 1조1920억원)과 넥슨게임즈(522억원)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기존 PC모바일 게임의 인기와 신작 흥행 등이 고루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넥슨이 ‘히트2’와 ‘블루 아카이브’의 흥행세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
■ ‘히트2’ 중화권서 단기간 성과…현지화 서비스 로드맵 구축
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HIT2)’가 중화권에서 선방하고 있다. ‘히트2’는 지난달 23일 대만·홍콩·마카오 등 중화권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 18일 대만 사전다운로드를 시작한 지 4시간 만에 대만 앱스토어 인기 1위에 올랐으며 출시 당일에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며 흥행 기대감을 끌어모았다.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이어 상위권에도 랭크돼 있는 상태다. 홍콩 지역에서도 앱 매출 지표상 상승세다.
‘히트2’의 성공적인 안착을 둘러싸고 한국과 유사하게 MMORPG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게임 완성도와 국내에서의 성공 노하우, 현지화 마케팅 전략 등의 시너지로 장기 흥행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에서 더욱 명확한 서비스 로드맵을 제시하며 플레이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히트2’는 지난해 8월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에서 인정받은 인기작으로 중화권 진출을 앞두고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원작 세계관 기반으로 탄생한 매력적인 캐릭터, 오픈 월드 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 투표로 서버 규칙을 결정하는 참여형 시스템 등을 갖췄다.
넥슨은 게임 크리에이터와 이들을 응원하는 팬을 연결하는 ‘넥슨 크리에이터즈’ 프로그램을 ‘히트2’ 대만 지역에 확장 도입한다. 게임 이용자가 본인이 응원하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해 전용 코드를 입력하면 게임 내에서 결제할 때 금액의 일부가 상대방의 후원 포인트로 쌓이는 방식으로, 국내 ‘히트2’ 서비스에 적용돼 이용자와 게임 크리에이터간 유대감을 높이고 함께 게임을 즐기게 하는 장치로 작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히트2의 서비스 권역 확대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대만 서비스는 총 15개 서버를 제공하며 출시 시점에 6종의 무기 클래스 등 콘텐츠를 선보이고, 추후 순차 업데이트 한다.
넥슨 관계자는 “‘히트2’의 경우 원작에 충실했고, 특히 넥슨게임즈는 RPG 장르에는 노하우가 많은 개발사”라면서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현지 시장에 맞는 최적화 등 현지화 작업에 공을 들인 점이 중화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 ‘블루 아카이브’ 일본 시장 선방…작년 매출 5개월 만에 달성
넥슨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모바일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선방도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는 2021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는 보고서를 통해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 시장에 처음 출시된 2021년 2월부터 5월 20일까지 전 세계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3억2000만달러(약 42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만 매출액 9500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해 한 해 매출액인 9470만 달러를 약 5개월 만에 달성했다는 성과도 내놨다. 국가별 누적 매출 점유율이 일본 74.5%로 일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블루 아카이브’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11위를 기록했으며 서브컬처 게임의 텃밭인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으로 몰입감을 높이는 스토리와 일러스트, 음악, 업데이트 등을 꼽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확인한 ‘블루 아카이브’는 중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서비스 허가)를 발급받은 데 이어 사전 예약도 시작했다. 넥슨에 따르면 사전예약 하루 만에 30만명, 19일만에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흥행 기대를 높인 가운데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경우 수혜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최근 전세계 게임시장 규모 1위인 중국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재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게임 관련 빅이벤트와 대작에 주목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가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출시된 MMORPG 게임이 국내 게임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게임 산업 업황 개선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의 장기 흥행도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달 20알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블루 아카이브’의 첫 단독 오프라인 행사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에 약 7000명의 이용자가 몰리는 등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입장권은 판매 개시 후 약 7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인기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 업데이트로 락인효과(Lock-in effect) 극대화…“풍부한 성장 모멘텀”
‘히트2’와 ‘블루 아카이브’가 장기적으로 인기를 모은 데는 꾸준한 업데이트도 꼽히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블루 아카이브’에 메인 스토리 Vol.2 ‘태엽 감는 꽃의 파반느 편 제2장: 우정과 용기와 빛의 로망’ 전반부를 업데이트했다. 이번 스토리를 통해 ‘밀레니엄’의 학생회장 ‘리오’가 ‘게임개발부’를 찾아와서 밝힌 충격적인 이야기와 이로 비롯된 위기, 그리고 ‘아리스’, ‘모모이’ 등 ‘게임개발부’ 부원들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지난 16일에는 신규 학생 ‘히마리’를 추가했다. ‘히마리’는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 소속 관통 타입 스페셜 학생으로, ‘EX 스킬: 후후, 실력을 보여드리죠’ 사용 시 13초간 아군 1인의 공격력을 증가시킨다. 메인 스토리 업데이트를 기념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신규 PV 2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히트2’ 역시 ‘차원의 비밀’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인터서버 던전을 비롯한 신규 콘텐츠를 추가했다. 참여형 투표 시스템 ‘조율자의 제단’의 5번째 규칙도 추가했으며 하루에 두 번 등장하는 ‘심연의 포식자’ 몬스터 ‘휴드라’의 최상위 레벨을 추가하고, 총 7개 무기 클래스에 제각기 신규 패시브 스킬을 업데이트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고 게임 내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슨은 ‘히트2’의 서버간 경계를 넘어 이용할 수 있는 ‘인터 거래소’와 해당 거래소에 쌓인 세금을 두고 펼쳐질 ‘인터 공성전’을 상반기 내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진출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퍼블리셔 요스타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규 스토리, 캐릭터 업데이트로 2022년부터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넥슨게임즈가 ‘블루 아카이브’와 ‘히트2’의 흥행으로 흑자 전환한 가운데 ‘히트2’ 대만, 3종의 신작, 중국 ‘블루 아카이브’ 출시 등 풍부한 성장 모멘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일본이 서브컬처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성과를 내부적으로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토종 한국 게임이 일본에서 좋은 성과가 이어지고 있어서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데이트는 서비스 하는 과정에서 꾸준하게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지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라면서 “‘블루 아카이브’의 중국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사전 등록을 받고 있는 상태로, 출시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히트2’ 역시 중화권에 출시한 만큼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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