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선임 ‘결정의 날’..잠행 끝내고 본격 출항

신한금융, 23일 주총..진옥동 회장 내정자 선임 안건
국민연금 반대에도 외국인 투자자·재일교포 지지 견고
오후 회장 이취임식 개최..조용병-진옥동 세대교체 선언
“신뢰 회복 최우선”..내실 경영·신사업 발굴 등 미래전략

윤성균 승인 2023.03.23 09:50 의견 0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신임 회장 내정자 [자료=신한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이 임박했다. 지난해 12월 진 내정자의 차기 회장 내정 이후 긴 잠행을 이어온 ‘신한금융 진옥동호’가 본격적인 출항길에 오른다.

신한금융은 23일 오전 10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진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안건이 가결되면 진 내정자는 임기 3년의 신한금융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비록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진 내정자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내기로 했지만 무난한 통과가 전망된다.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기관주주서비스)가 최근 진 내정자 선임에 찬성한 데다가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재일교포 주주들도 진 내정자에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6일 제3차 위원회에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감시 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진 내정자를 비롯해 성재호·이윤재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장이었던 2021년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반면 ISS는 “진 후보자(내정자)는 신한금융의 리스크(위험)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KPI(핵심성과지표) 개편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며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를 따르는 경향이 큰데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0%가 넘는다.

신한금융의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도 진 내정자 선임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진 내정자는 일본 오사카지점과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 등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그룹 내 ‘일본통’으로 통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초 연임 예상을 깨고 조용병 회장이 세대 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한 만큼 주주들도 후임으로 선택된 진옥동 내정자의 선임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이날 주총이 끝난 오후에 조용병 회장 이임식에 이어 진 신임 회장 취임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조 회장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진 신임 회장에 회장직을 물려주는 만큼 세대교체가 공식적으로 선언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차기 회장에 내정된 이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온 진 신임 회장도 취임사를 통해 신한금융의 새로운 3년에 대한 미래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642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KB금융지주를 제치고 3년 만에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진 신임 회장은 올해 복합 위기 상황 속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 경영에 주력하는 동시에 새 먹거리 발굴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임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로 실추된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체계와 소비자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진 신임 회장은 회장에 내정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한을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많은 상처를 드렸다”면서 “지금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내부통제,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신한금융 통합 플랫폼 ‘신한 유니버설 간편 앱’을 통한 디지털전환의 완성과 글로벌 사업 확장 등도 진 신임 회장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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