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 "올해는 갤럭시북 사면 됩니다"..LG 카페서도 그램 등 돌린 이유는?

이상훈 기자 승인 2023.02.06 07:16 | 최종 수정 2023.02.06 08:14 의견 2
LG전자 노트북 카페에 올라온 갤럭시북 관련 글. 이 글처럼 LG 그램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져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는 것이 낫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눈길을 끈다. [자료=네이버 카페 'X노트 유저 그룹' 게시글 캡처]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LG전자가 프리미엄 노트북 '그램'의 2023년 버전을 발표하고 약 1주일 뒤인 2월 1일(현지 기준),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3'에서 프리미엄 노트북인 '갤럭시 북3 울트라·북3 프로 360·북3 프로·갤럭시 북3 360'을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공개 직후 '가성비' 모델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갤럭시북3 프로(14형) 모델. [자료=삼성전자]

사실 LG전자의 프리미엄 경량 노트북 출시 전까지 국내 노트북의 인기는 삼성전자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가장 가벼운 고성능 노트북'을 강조한 LG 그램이 10년에 걸쳐 국내 최고 노트북 브랜드 타이틀을 빼앗았다.

삼성전자로서는 뼈 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는데, 결국 삼성전자는 노트북 자체 브랜드를 버리고 '갤럭시' 브랜드와 통합하며 다시금 '프리미엄 노트북'을 강조하고 1위 탈환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결과 올해 발표한 신제품에서 대중들이 갤럭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LG전자는 LG 그램 10주년을 맞아 기존 LG 그램보다 상위 모델에 위치하는 신제품 'LG 그램 스타일'을 공개했다. 이 제품 외관에는 빛의 각도나 보는 방향에 따라 다채롭게 색이 변하는 오로라 화이트 색상과 코닝사의 고릴라 글라스(Gorilla Glass)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또 키보드 아래 공간에는 사용자가 터치할 때만 LED 불빛으로 드러나는 히든 터치패드를 탑재했다.

LG 그램보다 더 외관과 사양을 높인 'LG 그램 스타일'. [자료=LG전자]

디스플레이 역시 그램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향상된 명암비와 한층 풍부한 색 표현력을 자랑한다. 디자인과 만듦새를 개선한 만큼 가격도 크게 뛰어 LG 그램 스타일 16(16형 모델)의 경우 출고가가 274만원(i5/16GB/256GB/OS 탑재 기준), LG 그램 스타일 14(14형 모델)는 249만원(i5/16GB/256GB/OS 탑재 기준)으로 발표됐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LG 그램 스타일이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됐다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전자가 '갤럭시 북3' 시리즈의 가격을 발표하고, 뒤이어 실 구매가격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책정되자 "이번에는 삼성전자 노트북이 낫다"는 반응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제품 특성이 다른 만큼 1:1로 정확히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갤럭시 북3 프로'는 초슬림 제품으로, 16형과 14형 디스플레이에 그라파이트, 베이지 2가지 색상으로 가격은 세부 사양에 따라 188만원~289만원이다. 그 보다 상위 모델인 '갤럭시 북3 울트라'는 16형 디스플레이에 최신 '인텔 13세대 코어 i9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그래픽을 탑재한 상위 모델이다. 사양 면에서는 LG 그램보다 압도적인 모델이고 휴대성이 다소 떨어지는 제품이다.

때문에 최대한 유시한 모델로 비교해 보면 갤럭시북3 프로 14형 모델과 LG 그램 스타일 14형 모델이 사양과 크기 면에서 가장 유사하다.

삼성전자 갤럭시북3 프로(14형)의 실 구매가격. [자료=다나와]
LG전자 그램 스타일(14형)의 실 구매가격. [자료=다나와]

그런데 실 구매가에서의 가격 차이는 상당히 벌어졌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 갤럭시북3 프로(NT940XFG-KC51E)은 159만원인 반면 LG전자 그램 스타일14(14ZD90RS-GX56K)는 194만원이었다. 같은 크기, 같은 저장공간, 같은 등급의 CPU, 동일한 OLED 디스플레이, 같은 용량의 램(RAM)이었지만 갤럭시북3 프로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디스플레이 주사율도 120Hz로 LG 그램 스타일의 90Hz보다 우수했다. LG 그램 스타일이 배터리 용량(72Wh>63Wh)과 무게(999g>1170g)에서 앞서지만 35만원가량 차이 나는 가격은 LG 그램 팬마저도 갤럭시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갤럭시북이 공개된 날 네이버의 LG 노트북 카페인 'X노트 유저 그룹'에는 갤럭시북과 관련된 글이 메인을 장식했다. 또 유명 하드웨어 커뮤니티인 퀘이사존의 갤럭시북 신제품 정보글에는 "그램 사망이네", "그램 어쩔라나요" 등 LG 그램의 떨어지는 '가성비'를 아쉬워하는 글이 다수 공개됐다. 한 유저는 "LG 그램 스타일 = 갤럭시 S23 + 갤럭시 북3 프로"라며 "이렇게 되니 (갤럭시북이) 초가성비가 돼버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지나친 고가정책을 비난하기도 했다. 윈도우 OS를 채택하는 노트북들은 사양 면에서 거의 평준화돼 있는데 LG 그램과 LG 그램 스타일이 아무리 프리미엄 노트북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 네티즈는 "절대적인 사양 면에서는 맥북 에어보다 한참 차이 나는데도 가격은 LG 그램이 훨씬 비싸다. LG전자가 정신차려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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