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호황기④] 매출 1조원 가시권..더현대 서울, ‘MZ세대’ 잡고 폭풍 성장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1.25 15:09 | 최종 수정 2023.01.26 09:49 의견 0
더현대 서울 외관 [자료=현대백화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MZ세대 ‘성지’로 입지를 다진 더현대 서울이 올해로 개점 3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향하는 ‘미래형’ 백화점으로 혁신과 파격을 내세운 더현대 서울은 기존 백화점과 다른 차별화 경쟁력에 집중해 성장가도를 달리는 모습이다.

더현대서울의 사운즈포레스트 전경 [자료=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그룹의 ‘야심작’..더현대 서울, 최단기 1조원 백화점 되나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개점 2년차인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전년 대비 43% 성장한 매출 95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당초 매출 목표(9200억원)보다 300억원 가량 초과 달성했다.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5년 판교점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야심작’이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 2021년 2월 말 여의도에서 문을 열어 당해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개점 첫 해 매출의 신기록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더현대 서울은 3년 만에 최단기 1조원 백화점이 된다. 현재는 신세계 대구점(5년)이 자리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당시 파격·혁신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다. 더현대 서울은 서울에서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꼽히는데, 이 영업 면적(8만9100㎡)의 절반을 실내 조경과 고객 휴식 공간 등으로 꾸미는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 개념을 적용했다. 실제로 전체 영업 면적 중에서 매장 면적(4만5527㎡)은 약 5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여의도 상권도 덩달아 호재다.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인 여의도는 주말이면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지리적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여의도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인 지난해 4~5월 서울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른 상권 8위에 올랐다. 나란히 자리한 IFC몰 역시 지난해 월평균 매출 증가율 50%를 기록했다.

더현대 서울 ‘월리 마을’ [자료=현대백화점]

■ “색다른 개성이 무기”..더현대 서울, MZ세대 사로잡고 매출 ‘훨훨’

더현대 서울의 약진은 단순히 백화점 업황이 개선됐다는 점과는 구별된다. 코로나 이후 백화점 업계는 대부분 명품에 대한 보복소비로 반등했으나 더현대 서울에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라인이 부재하다. 대신 MZ세대를 겨냥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더현대 서울은 현재 2030세대 고객 매출 비중이 약 55%에 달한다. 이는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이 약 25%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제 구매 고객 수 역시 30대 이하 고객이 65%를 차지한다.

MZ세대 공략 요소로는 앞서 언급한 ▲공간 디자인 및 매장 구성 ▲차별화 MD 경쟁력 ▲팝업스토어 등이 꼽힌다.

더현대 서울은 고가의 해외 명품 대신 색다른 ‘개성’을 택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이래로 총 150여개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유치했다. 오픈 당시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 있는 국내 패션 브랜드 13개를 업계 최초로 입점한 이후 팝업스토어를 통해 약 140개의 신진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색다른 MD 구성은 곧 MZ세대의 유입으로 이어졌다.

팝업스토어 역시 더현대 서울의 ‘화제성’을 북돋았다. 팝업스토어는 특정 브랜드가 기간을 정해두고 여는 임시 매장을 말하는데, 보통 한 달 이내로 짧게 운영된다. 공간이 주기적으로 변하면서 소비자의 반복적인 방문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KPR 인사이트 트리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은 2021년·2022년 연속 가장 화제가 된 팝업스토어 명소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등 고가 수입 브랜드 매출 호조세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대규모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대거 선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색다른 MD 구성을 위해 신규 국내 패션 브랜드 발굴에 집중한 게 MZ세대 유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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