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업 10곳 중 6곳 은행 대출 의존..고금리 여파에 자금난 '악순환'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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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6 15:06 | 최종 수정 2022.10.2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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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기업들의 은행 대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업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는 모양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72곳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관련해 기업의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은행·증권사 차입’(64.1%)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유보자금(23.9%), 주식·채권 발행(7.1%) 등을 통해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 4곳 중 1곳에 불과했다.
자금 운용상의 주요 리스크 요인(복수응답)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73.3%), 고환율로 인한 외화차입 부담 증가(25.2%), 자금조달 관련 규제(18.3%) 순이었다.
자금 운용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복수응답)로는 매출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제한(63.7%), 생산비용 증가(57.5%), 고금리 부담(43.6%) 등이 꼽혔다.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늘어난 자금조달 수단(복수 응답)을 묻자 응답 기업의 64.4%가 은행·증권사 차입을 선택했고 내부 유보자금 활용(32.2%), 정부지원금(17.0%) 등이 뒤를 이었다. 주식·채권 발행을 꼽은 기업은 3.3%에 불과했다.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현금흐름보상비율도 1년 전보다 급락했다.
대한상의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제조업 상장사 897곳의 분기별 현금흐름보상비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현금흐름보상비율은 45.6%로 작년 2분기와 비교해 43.8% 감소했다.
이는 영업활동 현금유입이 48조9000억원에서 31조2000억원으로 36.2% 감소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60조8000억원에서 71조4000억원으로 17.4%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발표한 올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43개국 중 15위로, 2017년(19위)보다 4계단 높아졌다.
2017년 92.5%였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115.2%로 22.7%포인트 증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이제는 투자위축을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준금리와 시중금리의 갭을 줄이고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금융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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