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금리·고환율에 금융시장 여건 악화..기업 매각·상장 ‘삐걱’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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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16:14 | 최종 수정 2022.09.3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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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기업·부동산 매각이나 상장 추진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금리와 환율 급등으로 금융시장 여건이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IFC 매도에 나선 브룩필드운용과 매입협상을 종료하고 이날 이행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제소했다. 지난 5월 IFC 매입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후 지급한 보증금 20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서다.
당초 미래에셋은 2조1000억원의 대출과 후순위채 등 2조원의 지분을 구성해 IFC 인수 대금 4조1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리츠 영업인가를 신청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섰으나 자금 확보에 애를 먹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1400원대로 오르면서 브룩필드 입장에서도 자금 회수가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협상의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중단 사례도 잇따른다. 최근 들어 메가스터디교육,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매각 협상이 중단됐으며 한온시스템 매각도 장기화되고 있다.
임플란트 회사 디오는 지난달 30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투자 지주회사 세심과 맺은 매매계약을 취소한다고 공시하면서 대외 경제 여건 변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서면서 증시 기업공개(IPO) 시장도 얼어붙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5곳, 코스닥시장 15곳 등 20개 비상장사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철회했다. 15곳은 심사를 받는 중에 철회했으며 심사 승인을 받은 5곳은 공모 과정에서 중단했다.
시장에선 금융시장이 악화하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며 공격적인 인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했다가 나중에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덩치 큰 기업을 인수했다가 그룹이 쓰러진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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