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야망' 두산에너빌리티 '4대 성장사업' 토대 탄탄..상반기 매출 45.6% 껑충

매출 6.8조 거둬 45.6%↑..영업익도 11.3% 증가
SMR·가스터빈·수소·해상풍력 '신성장사업' 탄력
"올 하반기 뉴스케일파워 초도 호기 제작 착수"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8.08 12:53 의견 0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6조8390억원을 거뒀다. 사진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자료=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6년차 수장' 박지원 회장의 야망이 빛나는 성적표에 힘입어 뜨겁게 끓고 있다. 핵심 사업인 에너지 부문이 꾸준한 성과를 내는 데다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으로 수익을 확대할 가능성이 날로 커지면서 채권단 조기 졸업생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상반기 원자잿값 상승 등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도 연결 기준 매출 6조8390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6% 뛴 수치다. 영업익도 같은 기간 11.3% 증가한 5198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익은 32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9% 급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신성장동력으로 콕 집은 '4대 성장사업'이 탄력을 얻으면서 가시화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회사 전반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차세대 원전(SMR·소형모듈원전)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을 가리켰다. 이들 4대 성장사업의 연내 수주 목표액도 3조2000억원으로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5조3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전체 수주 가운데 성장사업 비중 역시 기존 36%에서 절반 이상(52%)으로 올려잡았다.

실제로 에너빌리티 부문(해외 자회사 포함)의 상반기 수주액은 1조원 규모의 사우디 주단조 공장과 독일폐자원에너지화 플랜트, 제주한림해상풍력 기자재 공급과 장기유지보수 계약 등으로 무려 3조2629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 또한 14조286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4조8000억원) 기준 약 3년치의 먹거리를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조기 졸업하고 21년 만에 사명을 바꾸며 '지속 가능 성장'을 강조해온 박 회장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력 분야인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대내외적 환경 악화와 규제로 위축되고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지난 2020년 채권단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3조 규모의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등 노력을 펼치며 당초 예정된 3년이었던 구조조정 기간을 23개월로 대폭 앞당기며 빠른 불황 탈출에 성공한 이력이 있다.

채권단 졸업 후 빠른 성장세에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투자 기반 역시 탄탄해지면서 박 회장의 어깨도 으쓱해진다.

특히 그가 주목한 4대 신성장동력 중에서도 '차세대 원전(SMR)' 사업은 윤 정부의 '친원전' 정책으로 수익을 확대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국내 유일의 원전 주기기 생산업체로서 원전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자로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선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사업 재개가 큰 호재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7년 두산에너빌리티가 수주했지만 지난 정부 시절 탈원전 기조로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현 정부는 신한울 원전 건설 착공 시기를 오는 2024년으로 앞당겨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에 착수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하반기 SMR 제작에 사용되는 대형 주단 소재 제작을 시작하고 2023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SMR 본제품 제작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협약 당시 "뉴스케일파워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지속 강화하고 SMR 제작을 위한 준비도 빈틈없이 진행해 왔다"며 "앞으로 SMR 제작 물량이 본격 확대되면 협력사들의 참여 기회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에는 유럽 원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도 마련했다. 유럽의 국제표준 시험인증기관인 'TUV SUD'로부터 원자력 품질관리 표준인 'ISO 19443' 인증서를 따낸 것이다. 체코와 프랑스 등 다수의 유럽 국가 원전 운영사들은 원전 주기기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이 인증서 취득을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가스터빈 사업에선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하고 있고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1위인 지멘스 가메사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간판에서 '중공업'을 떼고 새출발을 알린 지도 5개월이 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드는 에너지 기술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박 회장의 의지가 계속해서 효과를 발휘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뉴스케일파워 초도 호기 주단조품 계약 및 제작 착수가 예상된다"며 "지멘스가메사와 국내 해상풍력시장 확대에 관한 업무협약 체결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스터빈은 당장 올해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풍력 부문은 지난해에도 수주 성과를 내는 등 성장세를 보인 만큼 올해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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