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중동에서 불어오는 K-푸드 열기..식품업계, ‘할랄’ 신시장 개척 속도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6.24 13:03 | 최종 수정 2022.06.24 13:02 의견 0

2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버자야 타임스퀘어호텔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SPC그룹]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 식품업계가 동남아·중동권 신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중동 ‘할랄’ 시장은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무슬림 소비자가 있는 만큼 유망한 해외 신시장으로 꼽힌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기업이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할랄 식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최초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은 삼양식품의 수출용 불닭볶음면이다.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제품을 할랄 시장에 수출해 2020년 기준 동남아에서 1000억원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무슬림 국가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한류 열풍에 따른 K-푸드의 인기가 끌어올린 결과다.

불닭볶음면 [자료=삼양식품]

할랄은 아랍어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로 이슬람에서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식품의 경우 곡물이나 과일·채소, 해산물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나 육류는 기준이 엄격하다. 돼지고기는 전면 금지되기 때문에 돼지에서 파생된 모든 물질은 사용할 수 없다. 소·양·닭 등 다른 육류는 이슬람식 도축법에 따라 도축한 육류만 섭취가 가능하다.

할랄 인증은 절차 및 기준이 까다롭지만 국내 식품기업은 동남아·중동 시장을 새로운 개척지로 삼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무슬림 19억명이 소비하는 할랄 식품 시장 규모는 2조 달러(2500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연평균 성장률도 10%대로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할랄 제품은 인증이 까다로운 만큼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위생에 민감하고 주기적인 갱신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하는 만큼 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높은 편이다.

할랄 식품은 특히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 중 하나인 ‘비건’과 맞닿아있다. 친환경·가치·윤리 소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에서 비건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식물성 식품 및 비건 브랜드를 만들거나 대체육·배양육 등 대체 식품 개발도 활발하다. 국내 식품업계는 비건 식품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세계 할랄 시장까지 진출하려는 모양새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4종 [자료=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부터 할랄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해 10여년 간 할랄 시장 진출을 준비·진행해왔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해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국내와 해외로 내놓았다.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미국·유럽과 할랄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K-푸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육류는 특히 검역 문제로 수출 규제가 많아 만두 등 육류 포함 제품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플랜테이블 제품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로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SPC그룹은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 ‘조호르바루’에 할랄 인증 제빵공장을 건립한다. 동시에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 버자야 푸드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할랄 시장 진출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SPC그룹은 2030년까지 동남아 시장에 60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하고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는 아세안을 대표하는 경제대국 중 하나로 국교가 이슬람교인 대표적인 할랄 시장”이라며 “공장 산업단지는 동남아 전역과 중동까지 효율적인 물류 이송이 가능한 요충지다. 세계 할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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