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집밥 아닌 외식도 가능"..유통업계, 지난해 이어 올해도 '비건' 시장 급성장세

농심·풀무원, 강남 지역서 비건 레스토랑 오픈
비건 식품, 2021년 한 해 286개 신규..총 612개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5.31 10:00 의견 0
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 [자료=농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건강·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속도가 붙은 비건 열풍이 유통업계를 뒤바꾸고 있다. 비건 신제품, 비건 전문 브랜드에 이어 비건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비건은 유통업계 메가 트렌드로써 입지를 확고히 하는 모양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오픈했다. 포리스트 키친은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한 단어다. 자연의 건강함과 휴식을 전달해 고객 힐링과 지구 환경에 기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포리스트 키친은 프리미엄 지향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단일 코스 요리로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과 인식개선에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그동안 축적한 대체육 기술력을 토대로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김태형 총괄 셰프를 앞세운다.

농심 관계자는 “파인 다이닝과 오마카세 등을 선호하는 2040세대는 비용이 들더라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비건을 메인으로 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농심 뿐이다. 일반적인 다이닝 식당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플랜튜드 대표 메뉴 [자료=풀무원]

앞서 풀무원은 서울 강남 코엑스몰에서 비건표준인증원 인증 레스토랑인 플랜튜드(Plantude)’ 1호점을 열었다. 플랜튜드는 플랜트(Plant)와 태도(Attitude)의 합성어다. ‘더 나은 일상을 즐기는 비거니즘’ 콘셉트로 즐거운 식사와 지구 환경을 생각한다는 뜻을 담았다.

플랜튜드는 포리스트 키친 대비 캐주얼한 분위기다. 1인석부터 구비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비건의 문턱을 낮췄다. 또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통해 신뢰도 높였다. 비건 레스토랑은 1차 원료와 식재료부터 매장 내 조리 환경까지 기준에 따라 심사해 선정된다.

풀무원푸드앤컬처 관계자는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만족스러운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서 오픈했다”며 “바른먹거리 기업이 쌓아온 식품 제조·외식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살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천·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건 식품은 비건인증 식품 및 식물성 대체육을 포괄한다. 식물성 대체육의 경우 푸드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스타트업이 주를 이룬다. 아직은 초기 시장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높다. 한국비건인증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비건 인증을 받은 식품 개수는 612개다. 이중 2021년 한 해에만 286개 식품이 신규 비건인증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비건 열풍은 식품 대기업 및 유통업계에서 빠르게 번졌다. 현재 국내 식품 대기업은 대부분 지난해 혹은 올해 신규 비건 식품 혹은 비건 전문 브랜드를 런칭·운영 중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도 비건 식품 진열공간을 확대하거나 입점을 추진하는 등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비건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비건 인구 늘고 전반적인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 2018년 150만명, 지난해 25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다. 환경 및 동물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국내 비건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비건 문화는 아직 확고히 자리 잡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비건 식문화를 잘 전하고 소통하면서 비건 문화를 넓혀가고자 노력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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