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우려도 끄떡 없다”..실적 방어 성공한 오리온, 올해 ‘인수합병’ 시동

중국·러시아 법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
허인철 부회장, " 인수합병 검토·자금력 충분"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5.17 15:44 의견 0
오리온 제과 시리즈 [자료=오리온]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중국과 러시아 리스크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오리온이 올해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발판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공시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532억원과 영업이익 10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6.5% 증가했다. 특히 대외적인 리스크로 우려를 샀던 중국·러시아 법인 모두 외형 성장과 수익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 법인은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줄었다. 9년 간 이어온 가격 동결 정책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이중 절반가량은 중국 법인이 차지하고 있으며 베트남, 러시아 순이다. 코로나 물류대란에 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 등 악재가 잇따랐지만 1분기 실적 발표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1분기 중국 법인과 러시아 법인은 각각 매출이 1.1%, 30.9%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6.4%, 6.9% 증가했다. 베트남 법인은 높은 수익률을 토대로 고속 성장 중이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7%, 18.6% 성장했다.

중국 법인의 경우 현재 생산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가동을 멈췄던 상하이 공장은 기존 대비 80% 수준의 가동률을 회복했다. 랑팡·광저우·셴양은 모두 정상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대외 변수에도 생산 공정 및 영업인력 구조 효율화 등 내부 비용 통제로 수익성을 확보해 실적을 방어했다. 올해 파이·스낵 신제품 출시 준비와 남부 지역 시장 개척, 매대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러시아 법인은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공장 가동률은 150%대에 이른다. 전쟁 초기 가치가 급락했던 루블화는 최근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루블화 강세에 따라 실적 부담은 우선 완화됐다. 현지 물가 상승에 따른 지난 4월 가격인상 효과는 2분기 반영될 예정이다. 원재료 조달 및 공급망 다양화로 안정적인 생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제품력과 효율 및 수익 중심 경영의 체질화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제품력 강화 등 업의 본질에 충실하고 비효율 제거를 통한 전사 차원의 원가 관리 노력을 통해 건강한 성장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오리온은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장 및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증권사 간담회를 열어 사업 동향과 중장기 전략 등을 발표했다. 허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빠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며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인수합병에 미온적이던 과거와 상반된 모습이다. 중국·베트남·러시아 세 해외 법인은 현지 기업 인수가 아닌 별도 법인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직접 법인을 설립하면 성공 시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초기 투자 리스크가 높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전에 실패한 후 2016년 제주용암수를 인수해 물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에는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올해는 건설사업을 전면 철수한 후 제과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을 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며 “식음료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중국·베트남·북미 지역에서 인수합병 가능 기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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