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폭 줄인 쿠팡, ‘흑자’ 시동 거나..1분기 사상 최대 매출·적자 23% 축소

조정 EBITDA, 창사 이래 처음 287만달러 '흑자'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5.13 14:47 의견 0
쿠팡 창업주 김범석 의장 [자료=쿠팡]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만년 적자’ 쿠팡이 다시 적자 폭을 줄여가는 모습이다. 포스트 코로나로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 둔화 기조와 달리 쿠팡은 외형 확장과 손실 축소를 모두 실현했다. 쿠팡의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해 1분기 매출이 51억1668만달러(약 6조5672억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작년 동기(42억686만달러) 대비 21%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매출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반면 적자 규모는 줄였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2억929만달러(약 268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1%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작년 4분기 영업적자(4억497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외형 확대와 함께 적자 축소 행보를 보이자 쿠팡의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분기 쿠팡의 핵심사업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사업의 조정 EBITDA가 창사 이래 처음 287만달러(약 36억원) 흑자를 냈다. 조정 EBITDA는 쿠팡이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근거로 강조하는 개념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전날(12일)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4분기에 언급했던 핵심 사업 조정 EBITDA 흑자를 반년 이상 앞당긴 1분기 만에 달성했다”며 “효율적인 프로덕트 커머스 사업 운영과 공급망 최적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통합 조정 EBITDA 마진율 10%를 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BITDA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의 지표다. 오직 기업의 영업활동만을 통해 거두는 현금 창출 능력을 알 수 있다. 현재 손실을 보더라도 EBITDA가 좋으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해석한다.

나아가 조정 EBITDA는 기업 상황에 맞춰 가감 요소를 합한 지표다. 빼고 더하는 항목은 기업이 정한다.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아 사회적인 영향력은 있지만 당장 수익성이 좋지 않은 스타트업·유니콘 기업이 주로 사용한다.

충성고객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올해 1분기 물건을 한번 이상 구매한 활성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811만명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유료멤버십 로켓프레시를 이용한 고객은 35%인 633만명이다. 고객 1인당 매출도 283달러(약 36만원)로 8% 증가했다.

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츠·쿠팡플레이·쿠팡페이·PB사업 등에서 발생한 1분기 매출은 1억8100만달러(약 2322억원)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매출 대부분은 쿠팡이츠에서 나왔다. 쿠팡이츠는 단건배달을 앞세워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바짝 좆고 있다. 쿠팡PB 전담 자회사 CPLB 매출은 작년 1조원을 넘겼다. 현재 14개 PB를 운영 중이다.

쿠팡의 수익성 개선은 점차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은 내달부터 기존 유료 회원 900만명에도 적용된다. ‘무조건 환불’ 정책도 중단해 반품 비용도 축소한다. 올해 쿠팡이츠 수수료 체계도 개편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점유율의 가파른 상승과 경쟁사들의 저조한 실적은 한국의 아마존으로 향하는 긴 항해에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영업손실이 계속 증가해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도별·분기별 영업손실이 줄어들면서 신규 사업 비용 부담을 기존 사업 정상화로 극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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