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칼럼] 1900만개 채굴 끝낸 비트코인..앞으론 1BTC 갖기 더 어려워질 것

이상훈 기자 승인 2022.04.05 09:42 | 최종 수정 2022.04.05 11:21 의견 1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비트코인(BTC)이 폰지 사기 혹은 '디지털 튤립버블'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이미 비트코인은 주류 디지털 자산으로 편입됐다.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출시돼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한 점이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수 년 내 현물 ETF 상품도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안정적인 자산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선물 ETF 상품이 출시됐을 때 비트코인은 최고점을 찍었다. 지금은 그에 못 미치는 시세지만 현물 ETF 상품이 출시된다면 선물 ETF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금이 몰려 최고점을 갱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거품 논란과는 무관하게 비트코인의 영향력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매년 확장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인 우상향 형태를 보이고 있다. [자료=코인마켓캡]

5일 기준 비트코인의 시세는 약 4만6600달러. 원화로 약 5600만원대다. 국내에서의 최고점은 8200만원 정도였으니 여전히 고점 대비 하락 폭이 크지만 올 초 4000만원 선까지 하락했던 점을 생각하면 회복력이 상당하다 할 수 있다.​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 변동성이 굉장히 커 하루에도 수십 %씩 상승/하락할 수 있기에 투자자산으로서의 위험성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고정돼 있다는 희소성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고 있다. 2009년에 발행된 비트코인의 전체 가격 차트를 보면 낙폭이 상당하지만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총 2100만개만 발행되도록 설계된 비트코인은 10분마다 일정량이 생성되고 이 생성된 비트코인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 컴퓨터 연산 작업을 통해 해시캐시라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부르는데 총 2100만개 중 1900만개가 최근 채굴됐다. 1900만번째 비트코인은 SBI크립토라는 채굴기업이 가져갔다. 이로써 남아 있는 비트코인은 이제 200만개 미만이 됐다. 전체 발행량의 90% 이상이 채굴된 셈이다.​

4월 5일 현재 비트코인은 1900만2893개 이상 채굴됐다. [출처: 바이비트코인월드와이드]

비트코인 채굴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비트코인은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채굴업자 수에 따라 컴퓨터 연산 난이도가 바뀌도록 설계됐다. 복잡한 연산을 풀기 위해 엄청난 수의 컴퓨터를 동원하는 채굴업자들은 채굴 보상을 받게 된다. 현재 이들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소모하는 장비 가격과 전기료 등 제반 경비는 해마다 증가하게 되므로 이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해 현금화할 때는 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내놓게 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르다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까닭은 이처럼 채굴업자들이 보유한 다수의 비트코인이 어느 시점에 세계 거래소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즉 채굴량(공급자)보다 소비자가 많아지게 되므로 비트코인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현재의 비트코인 채굴 과정이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을 2140년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송금 수수료만으로도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유지되는(자생하는) 상황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그 때까지 넘야 하는 허들은 여럿 남아 있다. 아직 국가별로 판이한 가상자산 규제가 어느 정도 정도 정립돼야 하며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엄청난 컴퓨터 연산으로 야기되는 전력소모량 논란을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여러 채굴업체들은 지열과 수력 등 친환경적으로 얻게 되는 전력을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하며 환경오염 논란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의 채굴로 인한 전력 소비와 환경 오염 문제보다 비트코인의 활성화로 인해 바뀌는 세계 가상자산 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의 미래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14년째 이어져 오며 그 영햑력이 커지고 있는 비트코인이 이후로도 그 가치가 유지된다면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는 직장인 1~2년치 연봉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추후에는 1비트코인을 소유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재테크 수단으로 가상자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비트코인의 생태계가 어떻게 커지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