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신한은행이 미국 라이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참가해 AI 뱅커 활용 금융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자료=신한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은행이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참여해 인공지능(AI) 뱅커를 활용한 미래형 영업점 모델을 선보였다.
가상인간 기술을 활용한 AI뱅커는 다른 디지털 서비스와 달리 인간적 감성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미래형 영업점’의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해 AI 뱅커를 활용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시연했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것은 AI 기반 업무 안내 서비스 기기 ‘AI 컨시어지(안내원)’와 실시간 화상 상담 시스템 ‘디지털 데스크’다.
AI 컨시어지는 지난해 12월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처음 설치됐다. 가상인간 직원이 얼굴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 센서를 이용해 고객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화상 상담기기인 디지털 데스크에 AI 뱅커를 탑재했다. 실제 영업점 직원을 모델로 구현한 AI 뱅커가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파악해 실제 은행원과의 화상상담을 연결해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CES 참가를 통해 신한은행이 그동안 추진한 디지털 전환 노력의 결실인 혁신적인 미래형 영업점 모델을 전세계에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입구에서 번호표를 뽑아주고 관련 업무를 안내하는 ‘코리안 스타일’의 AI 컨시어지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챗봇과 업무 자동화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했던 시중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고객 응대를 목적으로 하는 AI 뱅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뱅커는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는 금융환경에서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는 대신 무인점포나 디지털 특화 점포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해결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인간 기술을 활용한 AI뱅커는 대면 서비스 수준의 ‘휴먼 터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휴먼 터치는 인간의 온도와 감성을 전달하는 사람 중심의 언택트 기술을 뜻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이라고 해서 그냥 화면에 버튼만 있고 안내 음성만 나오고 이런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들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AI컨시어지와 AI뱅커가 배치된 디지로그 브랜치도 라운지 형태로 꾸며 그 안에서 휴먼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AI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은행권에서 AI 뱅커를 최초로 선보인 곳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 AI체험존을 열고 AI 뱅커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음성합성, 영상합성,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기술이 적용돼 실제 상담원 수준으로 통장계설, 청약, 예·적금, IRP, 대출 등 은행 업무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시범운영이 끝나면 언어 처리와 지식 기반 상담 기능의 완성도를 높여 키오스크 또는 스마트텔러머신(STM, 지능형 자동화기기) 형태로 영업점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LG AI 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초거대 AI’에 기반한 AI 뱅커 개발에 나섰다. 차세대 AI로 일컬어 지는 초거대 AI는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창작의 영역까지 확장해 사람과 자연어를 바탕으로 소통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디지털금융 혁신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특화된 ICT·정보보안 노하우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AI·로봇기술이 만나 디지털 휴먼(Digital Human)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