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재건축 사업 입찰마감을 앞둔 이촌동 한강맨션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한강맨션 재건축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이 입찰보증금 변수로 입찰 참여를 고심하고 있어 경쟁사인 GS건설의 한강맨션 무혈입성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 한강맨션 재건축조합은 입찰보증금 1000억원을 입찰 접수 하루 전인 오는 28일까지 전액 현금으로 납부하라고 입찰공고를 통해 밝혔다.

업계에서는 1000억원대 입찰보증금 규모는 서울시내 도시정비 사업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클린수주'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삼성물산이 이번 한강맨션 수주전에서 부담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물산은 그 동안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면서 관련 법규를 준수해 영업하는 '클린 수주' 원칙을 전면에 내세워 왔다. 무리한 사업제안과 불법홍보 활동 등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나 사업 지연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클린 수주'는 조합과 시공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물산의 입장이다.

이촌동 인근 A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는 "1000억원 대 입찰보증금은 아무리 시공평가1위 삼성물산이라고 해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규모"라며 "물론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을 돌려받지만 사업 진행 중 거액의 돈이 묶이면서 발생하는 이자 등 금융비용 손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예상대로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경쟁사인 GS건설의 한강맨션 무혈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인근 LG한강자이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높은 만큼 GS건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찰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한강맨션 수주전 철수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강맨션에서 발을 뺐다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다"며 "당사는 조합이 제시한 사업조건 등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가능하고 사업성이 우수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촌동 B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입찰보증금 이슈를 조합이나 주민들이 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동요하는 모습은 전혀 없다"며 "어떤 시공사가 선정되더라도 한강맨션이 가진 입지 조건과 상징적 가치를 이어나가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치열하게 수주경쟁을 벌이는 GS건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GS건설 한 관계자는 "당사는 자이 브랜드에 대한 높은 평판을 바탕으로 한강맨션 이미지에 걸맞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안할 것"이라며 "삼성물산의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한 당사의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강맨션 조합 관계자는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를 제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한 삼성물산의 입찰 참여 고심 분위기는 감지했지만 29일 마감까지 변동 없이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기존 입장 고수방침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