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하반기 ‘대어’로 뽑히는 카카오페이 상장이 어느새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기관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한 만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배 형성 뒤 상한가)’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려온다. 하지만 따상을 위해서는 첫날 유통물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2대주주 움직임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진행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들의 일반청약에서 각각 공모가 최상단, 청약건수 180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플랫폼 규제 이슈가 완전하게 해결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흥행에 성공하며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청약 흥행을 넘어서서 따상에도 성공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건은 첫날 유통물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2대주주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의 움직임이다.

카카오페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대주주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페이 주식은 총 5101만5205주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712만755주가 첫날 유통가능물량으로 풀린다.

3712만755주는 첫날 유통가능물량 5072만755주의 73.1%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많은 양이다. 기관투자자와 일반투자자로부터 공모한 주식은 이에 많이 못 미치는 1360만주, 첫날 유통가능물량의 26.9%다.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공모주식의 약 2.7배에 달하는 물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첫날 매도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유통제한물량도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 전체 물량 중 37.4%에 해당하는 1389만4450주에는 유통제한물량이 걸려있다. 만약 매도를 할 의사가 없다면 전체 물량을 유통제한물량으로 걸어뒀을 것이라는 게 이들 논리다.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25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하기도 했다.

장기주 카카오페이 CFO(최고재무관리자)는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출범 초부터 함께 해온 전략적 투자자”라며 “현재도 여러 방면에서 협업하고 있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는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장 CFO는 다만 “투자자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장담은 못하겠다”라며 여지를 두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이번 IPO를 진행할 때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에 따로 유통제한물량 신청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두 회사가 서로를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를 진행할 때 이런 정보들을 체크해둘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스가 단기적으로 주식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카카오페이 입장이지만 100% 확실한 건 없기 때문에 이런 점을 체크해둘 필요는 있다”며 “첫날 유통물량의 과반을 차지하는만큼 움직임을 주시해서 나쁠 건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교수는 “다만 카카오페이는 코스피 200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높고 매년 매출이 증가하는 등 미래 성장성이 밝다”며 “주가가 따상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