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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년만 재점화된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 철저한 준비 필요하다

소수 주주들 의결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가장 시급
배당금 지급 방식, 종목 주문 방식 등도 논의돼야
수수료 이중 부과 가능성도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9.17 12:08 의견 0
권준호 금융증권부 기자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도입을 시도했다 신청 증권사가 없어 철수한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 시행에 다시 한 번 불이 붙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하반기 중 해당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철저한 준비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소수점 매매 도입을 통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는 소규모 투자자금을 이용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위험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수점 주주들의 의결권 보장 ▲배당금 지급 방식 ▲종목 주문 방식 등 아직 논의되지 않은 부분들이 확실하게 논의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소수점 주주들의 의결권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제시된 소수점 매매 과정은 이렇다. 특정 증권사를 사용하는 개인 투자자가 소수단위 주식주문을 내면 증권사가 이를 취합해 온주로 만들어 한국거래소에 호가를 제출한다.

이후 예탁결제원이 온주단위 주식을 받아 수익증권을 발행하고 그 수익증권은 개인투자자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소수지분 의결권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예탁결제원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소수 주주들의 의결권이 묻힐 수도 있다. 여기서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일찍이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도입한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증권사가 의결권을 행사한다. 주주명부에 증권사 이름이 올라가며 소수점 투자자들의 의견을 모두 모아 의결권을 대리 행사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수점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의견을 모아 예탁결제원에 제출하면 예탁결제원이 다시 대리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다만 미국에 비해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수수료)은 더 들 수도 있다는 점은 해결과제로 뽑힌다.

다음은 배당금 지급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소수단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고는 밝혔지만 아직 뚜렷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유력한 방식 중 하나는 예탁결제원이 배당금을 받고 증권사에 전달하면 그 배당금을 다시 주주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소수점으로 사도 내야 될 수수료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논의는 주문 방식이다. 현재 미국에서 소수점 매매를 하려면 거래소에서 정의하는 최소수량을 맞춰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주문을 모아 거래소에 요청을 하게 되고 결국 지정가 주문이 아닌 시장가 주문이나 거래량 가중평균가격으로 주문을 내게 된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식으로 소수점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즉 개인투자자가 사고 싶은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소수점 매매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은 팽팽하다. 분석 결과 찬성 측은 ‘2030세대가 사기에 부담되는 주식이 많아서’, ‘커피 한 잔 값으로 주식을 보유할 수 있어서’ 등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반대 측은 ‘증권사를 통해 주식 주문을 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더 들 것 같아서’, ‘미국 주식에 비해 비싼 주식이 적어서’ 등을 뽑았다.

현직 증권사 직원들의 입장도 비슷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주식 투자를 하는 세대가 2030세대로 많이 넘어왔는데 이들에게는 아직 비싼 주식들이 많을 것”이라며 “소수점 매매 서비스가 이들의 유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비싼 주식 종목이 몇 있기는 하지만 비싼 종목들은 대부분 액면분할을 해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해당 서비스를 신청한 증권사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다수 증권사가 해당 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신청자가 없어 서비스 도입이 안 될 것이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가장 필요한 건 철저한 논의와 준비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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