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한국정보화진흥원 비정규직 문제 과기부에 '보고' 논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1.15 15:1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KT가 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중계사 대량 해고 사태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보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해고 사태의 당사자들인 정보화진흥원이나 KT 계열사인 KTcs가 아닌 다른 기관들이 '공중전'으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보고의 내용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해 향후 협상과 문제해결에 장애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KT와 KTcs 등 관련 회사에 따르면 KT A상무는 지난 11일 과기부 B과장에게 임원회의 결과를 문자로 알려줬다.

A 상무는 임원회의 결과 "KT에 (중계사 관련) 동일 직무가 없지만 일반 상담원으로 입사를 희망할 경우 재고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음"라고 'KT의 공식 답변'을 알렸다.

이에 대해 KTcs 관계자는 "임원회의 끝난 뒤 본사에서 관련 입장을 과기부에 보냈다는 말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즉 당사자인 KTcs 관계자들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채 본사 회의 결과만 추후에 통보받은 것이다.

이번 대량 해고 사태는 정보화진흥원이 KTcs에 위탁운영하던 손말이음센터 중계사를 무기계약직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환 희망자 29명 가운데 11명이 해고돼 발생했다. 정보화진흥원과 KTcs의 위탁계약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종료됐다.

때문에 KT와 KTcs가 개입할 이유가 없는 상태다. 더욱이 민간기업인 KT가 이 문제에 개입하거나 과기부에 보고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보고 대상이 정보화진흥원이 아니라는 점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정보화진흥원 문제가 시끄러우니 소관 부처인 과기부에서 KT에 압박이 들어갔을 것"이라며 "아무리 민간기업이라 하더라도 KT에서는 압박을 받고 과기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문제의 메시지에서 A상무가 B과장에서 "급하신 듯하여, 회의 중에 우선 문자로 드린다"는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문자 메시지 내용도 향후 더 큰 불씨를 남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화통역사라는 전문직군 업무가 KTcs에는 없다. 일반 상담원(콜센터)으로 입사하면 수화통역사라는 전문 영역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KTcs 관계자는 "정보화진흥원에서 중계직 채용공고를 낼 예정인데 재응시한 해고자들 가운데 탈락자가 있으면 KTcs에서 받아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해고자 11명 전원이 중계직 채용에 응시해 탈락하더라도 KTcs 일반 상담사로 고용승계해 추가 논란을 막겠다는 정보화진흥원의 포석으로 읽힌다.

현재 정보화진흥원은 11일부터 무기계약직 채용 전형 중이다. 이 가운데 중계직은 22명이다. 11일은 정보화진흥원이 KTcs에 보낸 공문에 회신을 요청했던 마감 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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