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봉지과자의 오명..과자를 사면 왜 질소가 들었을까?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6.29 15:26 의견 1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봉지과자를 뜯으면 과자보다 질소가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소위 ‘질소과자’라는 단어가 통용될 만큼 봉지과자 속 과자의 양에 아쉬운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4년에는 봉지과자 뗏목이 한강을 건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봉지과자의 과대포장을 지적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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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 과자 [자료=네이버 태암스토어]

■ 봉지과자 속 숨은 비밀..질소와 알루미늄의 ‘보호’

봉지과자 내 질소는 단순 과대포장으로 오해받지만 목적은 따로 있다. 바로 ‘보호’다.

질소는 내부에서 화학적 변질을, 외부에서 물리적 손상을 막는다. 음식물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지방성분이 산화돼 변질된다. 음식물 내 미생물이 번식하는 경우 부패되기도 한다.

통상 식품업체는 음식물 보호를 위해 진공 포장 혹은 산소가 아닌 기체 포장을 한다. 과자류는 부서지기 쉬운 특성상 기체 충전식 포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변질은 물론 손상까지 막는 일석이조 포장법인 셈이다.

과자 포장에 사용되는 질소는 무색·무취 기체다. 과자의 색과 맛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안정적인 물질로 오히려 맛과 상태를 유지해준다. 과자를 포장할 때에는 공기를 모두 빼고 질소를 다시 채워 밀봉한다.

질소 포장과 함께 과자 포장지에도 비밀이 숨어있다. 과자 포장지는 개성 있는 외부와 달리 내부는 모두 은색이다. 은색인 이유는 알루미늄 필름 때문이다.

과자나 라면 등 포장지는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등을 여러 겹 겹친 다층포장재를 이용한다. 다층포장재는 질소 포장과 같이 음식물의 변질을 막는 역할이다.

특히 다층포장재에 포함된 알루미늄박은 수분과 공기를 차단한다. 알루미늄박의 구조가 산소 분자보다 작아 공기 및 습기 침투를 막는다. 열과 외부 인쇄물의 잉크도 막아 변형을 방지한다. 질소와 알루미늄 포장은 과자의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보호 장치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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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타드, 초코칩쿠키, 홈런볼 [자료=각 사]

■ 포장재 다이어트에 이어 친환경 포장에 나선 제과업계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제과업계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에 나서는 상황이다. 친환경 포장은 과거 질소 및 과대포장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제과업계의 최종 목표이자 숙원 과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올해 롯데제과·해태제과·오리온 등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과자 포장재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친환경 소재로 전환 및 절감할 예정이다.

롯데제과는 ‘카스타드’에 쓰이는 플라스틱 완충재를 전부 종이로 변경한다. ‘엄마손파이’와 ‘칸쵸’, ‘씨리얼’ 컵에 쓰이는 플라스틱도 종이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해태제과는 ‘홈런볼’ 플라스틱 트레이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한다. 올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내년 신규 생산라인에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중국 내 신규공장에서 생산할 ‘초코칩쿠키’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다. 국내에서는 플라스틱 트레이 길이를 5mm 가량 줄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장을 위한 작은 개선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쌓여 큰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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