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드 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자료=솔리드 파워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박민혁 기자]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산업으로 전기차가 떠오르면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첨단 배터리 기술 투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전한 전기차의 완성을 위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기술확보에 전념하는 모양세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어 열과 충격에 약하고 화재 위험도 크다.
안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리튬이온배터리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배터리가 바로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이다.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이 쓰이기 때문에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 '꿈의 전지'로도 불린다.
일본 기업 도요타가 일찌감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점 도요타..특허만 1000개 넘어
일본 시장조사업체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는 중국과 한국이 2020년 전체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CATL이 26%, LG에너지솔루션이 23%를 차지하고 테슬라 배터리를 생산하는 파나소닉이 상위 7위 안에 드는 일본 업체 중 유일했다.
도요타는 순수 전기차에 관심 없는 듯 보였지만 실제 10년 넘게 전기차 기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도요타가 갖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1000개가 넘는다. [자료=픽사베이]
도요타는 작년 말 “현재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면 10분만 충전해도 500㎞를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대비 충전 속도가 3배 이상 빠른 것이다.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했으며 2008년부터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갖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1000개가 넘는다.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 정도로 독보적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특허를 피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올해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5년까지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는 “도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특허 2위..2027년 상용화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삼성SDI의 국제 특허 건수는 일본 도요타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과 일본연구소(SRJ) 등과 협업해 2008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SDI는 설비와 생산 공정을, SAIT와 SRJ는 전고체 설계 및 활물질 등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SDI 헝가리 법인 [자료=삼성SDI]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SAIT는 지난해 3월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크기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하기도 했다.
삼성SDI 측은 "전기차가 더 멀리,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꼭 필요하다"며 "현재는 요소기술 개발단계로 상용화를 위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욱 삼성SDI 그룹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세미나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 재료비용, 가압(압력을 가하는 것)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집중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토타입셀과 라지셀 개발을 2025년까지 완료하고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2027년부터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정이 다소 빠듯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