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사업' 앞두고 엇갈린 생보 빅3...교보 '척척', 삼성·한화 '답답'
교보생명, 내달 허가 신청 앞두고 '준비 분주'
삼성생명·한화생명, 금융당국 중징계에 '발목'
"빅3가 시장 선점할 것이란 예상 뒤집혀"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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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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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마이데이터사업'을 앞두고 생명보험업계 '빅3'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3위 교보생명이 서비스 준비로 분주한 반면, 1·2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융감독원 중징계로 마이데이터를 비롯한 신사업 진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오는 3월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사업 2차 예비허가에 뛰어든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보험, 통신사 등 여러 기관과 기업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의 금융거래 정보와 신용정보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고객별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8월4일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표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초개인화' 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교보생명 외에도 신한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 등 생보사와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중 교보생명의 마이데이터 시계는 '생보 빅3' 중 가장 빠르게 흐르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마이데이터파트'를 신설해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전초작업을 진행해 왔다. 신창재 회장이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강조한 '양손잡이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교보증권, 교보문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 계열사와 함께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마이데이터 사업 개발을 위한 제휴 계약도 맺었다.
교보생명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방점을 '고객 밀착형 서비스'에 찍을 전망이다. 고령층과 장애인 등 금융서비스 소외계층이 편리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안내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재무관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수 스타트업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생애 설계 자산관리와 재무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건강관리와 금융교육특화서비스 등 고객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 데이터 효용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계열사 및 외부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을 위한 진정성 있고 전문적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2차 예비허가를 앞두고 분주한 교보생명과 달리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마이데이터 시계는 잠시 멈춰 있다. 양 사 모두 마이데이터 허가를 노려왔지만 금융당국 중징계 리스크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삼성생명은 암 보험금 문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은 것이 걸림돌이다. 한화생명도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등 위반(자산의 무상제공)을 이유로 지난해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신청 기업의 대주주가 금융 관계 법령을 위반하면 징계 기간에는 대주주를 포함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삼성생명 자회사인 삼성카드도 '마이데이터 유사서비스'로 분류된 '통합자산조회 서비스'를 지난 1일 중단한 바 있다.
다만, 한화생명은 징계 여부와 별개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이데이터·헬스케어 등 새로운 사업을 준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내부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에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허가 과정에 문제가 되고 있는 대주주 제재 요건 등에 대해 심사중단제도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보 빅3'가 시장점유율의 47%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마이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쥘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뒤집힌 것"이라며 "내달 2차 예비허가를 거친 보험사들은 올해 업계 핵심 화두인 헬스케어나 디지털 서비스를 중점으로 한 마이데이터 경쟁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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