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서울시 ‘오락가락’ 도시계획 행정에 기업리스크 커진다

강헌주 기자 승인 2021.02.22 09:34 | 최종 수정 2021.02.23 09:55 의견 0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자료=하림산업]

[한국정경신문=강헌주 기자] 서울시의 일관성 없는 도시계획 행정에 대규모 투자를 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엔 하림산업이 추진 중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5년 국회와 정부는 도시 물류의 수요가 증가하고 물류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유통·물류·정보통신산업 등 산업간 융합 필요성이 예상됨에 따라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약칭 물류시설법)을 개정했다. 특히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는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사업이다.

하림산업은 지난 2016년부터 양재동 부지에 도시 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국가계획이 반영된 이 사업은 지금까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는 서울시의 행정 난맥상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시계획국이 반대의견을 공개하면서 인허가 절차 과정은 중단된 상태다.

하림산업은 도시계획국의 개발 절차 지연으로 5년여 동안 약 15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사업에 대한 대규모 민간투자가 행정절차 혼선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서울시와 기업의 갈등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뿐만 아니다.

코로나19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채권단에 자구안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고 했으나 서울시가 공원화를 발표하며 무산됐다.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입한 제삼자 매각방식이 선택됐다. 하지만 서울시와 LH의 교환할 땅 이견으로 매각은 표류하고 있다.

상암동 롯데몰도 8년을 허비하고 나서야 서울시의 허가를 받았다. 롯데가 지난 2017년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상암동 롯데몰 사업은 결국 감사원이 나서면서 해결됐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심의 절차를 부당하게 지연한 것”이라며 롯데의 손을 들었다. 상암동 롯데몰은 2025년 문을 열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각국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민간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민간투자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야심 차게 밀고 있는 K뉴딜도 민간기업 투자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성공을 보증할 수 없다.

양재 부지의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은 서울시장의 신청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결정한 사항이며, 국가계획인 물류 시설개발 종합계획에 반영된 국가정책사업이기도 하다. 더 늦출 일이 아니다.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사업 지연은 투자기업 뿐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그 손실은 국민에게 전가된다. 더 이상 대규모 민간투자사업이 서울시 오락가락 도시계획 행정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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