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가상자산 채굴 막는다..엔비디아, GPU 채굴 시 성능 50% 감소 발표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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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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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엔비디아]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자사 고급 그래픽카드를 통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채굴을 막는다고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 가상자산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 채굴을 위해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수요가 증가하자 일반 그래픽카드 사용자와 게이머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데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 RTX 3060에서 가상자산 채굴 확인되면 성능 50% 스로틀링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자사 그래픽카드 RTX 3060으로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채굴이 감지되면 그래픽카드 성능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스로틀링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해당 스로틀링 기능이 2월25일 출시되는 3060 카드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측은 "이더리움은 현재 GPU로 채굴할 수 있는 모든 코인에 대해 가장 높은 채굴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GPU를 통한 채굴 업계의 주 수요처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더리움을 제외한 다른 가상자산 채굴 알고리즘은 GPU 수요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엔비디아의 스로틀링 조치는 '대거 하시모토(Dagger Hashimoto)', '이더해시(Ethash) 같은 이더리움 작업증명 알고리즘에 모두 적용된다.
■ 채굴업자 싹쓸이에 정작 충성고객 그래픽카드 구입 못해
엔비디아의 이 같은 조치는 반도체 칩 공급부족 상황에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지 못하는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급히 마련된 조치로 보인다. 엔비디아로서는 정기적으로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진성 소비자들이 그래픽카드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를 없애고, 가상자산 채굴자들이 그래픽카드를 싹쓸이해가며 그래픽카드 시세를 높이는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채굴자들이 구매한 그래픽카드는 가상자산 채굴에 혹사당한 뒤 중고시장에 대거 풀리는 등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18년 말 엔비디아는 가상자산 폭락으로 가상자산 채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그래픽카드 재고가 쌓이면서 1년 가까이 회사 재정이 타격을 입은 바 있다.
■ 엔비디아, 가상자산 채굴 전용 마이닝 프로세서 별도 출시
결국 엔비디아는 2018년 사태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고사양 그래픽카드의 기능을 순수하게 '게임' 등 기존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한다. 다만 엔비디아는 대규모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 가상자산 채굴 시장을 위한 전용 채굴 집인 '엔비디아 가상자산 마이닝 프로세서(Nvidia Cryptocurrency Mining Processor, 엔비디아 CMP)'를 별도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1분기에 먼저 낮은 퍼포먼스를 내는 30HX, 40HX 두 모델을 출시하고 2분기에는 높은 채굴 퍼포먼스를 내는 50HX와 90HX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90HX는 30HX보다 이더리움 채굴 성능이 3배 이상 높다. 아직 엔비디아 CMP의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품의 첫 출시는 3월이 될 예정이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800만원을 돌파했고 이더리움도 217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비트코인은 한때 5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이더리움은 9만원대까지 추락했었다. 최저점 대비 비트코인·이더리움 모두 1년 동안 10배, 20배 이상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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