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빨대↓리필경제↑..유통업계, ‘친환경 바람’으로 매출 증대 꾀한다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2.01 15:57 의견 0
(왼쪽부터) 롯데마트, CU, 코카-콜라 무라벨 생수 및 탄산수 제품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올해부터 탈(脫) 플라스틱를 위한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유통업계가 관련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음료 등의 페트병에 있던 라벨을 없애는 것은 물론 샴푸·세제 리필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친환경 움직임이 기업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확산을 위해 생산자책임활용제도(EPR) 분담금이 20% 오른다. EPR 분담금 제도는 페트병 등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어려움’ 등급을 받은 기업에는 ‘패널티’를 주는 정책이다. 즉 올해부터 페트병 등 재활용이 가능하게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더 많은 돈을 환경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 백화점, 화장품 회사 들이 잇달아 친환경 제품 생산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PB 생수 전 품목을 무(無)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달 26일 용기에 붙이는 라벨을 없앤 자체 브랜드(PB) 생수 제품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선보였다. 생수 용기를 분리수거할 때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폐기물 발생량 자체도 줄일 수 있다.

코카-콜라도 지난 28일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Label-free) 제품을 출시했다. 씨그램 라벨프리는 라벨을 없애고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경량화를 이뤘다. 라벨 제거의 번거로움을 없애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이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소비를 돕는다.

라벨을 없애는 것에서 나아가 페트병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까지 절감해 친환경의 의미를 더욱 높였다. 이번에 선보인 씨그램 450ml 제품 외에도 씨그램 전체 페트 제품의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톤의 플라스틱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편의점 CU도 올해 1분기까지 전체 PB생수를 ‘무라벨 투명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무라벨 생수’는 플라스틱 폐기량을 낮추고 쉬운 분리수거를 실천하기 위해 기획한 친환경 프로젝트다. 기존에 상품에 부착하던 라벨은 물론 브랜드명도 인쇄하지 않았다. 필수 표기사항인 용량, 수원지, 무기질 함량 등 상품정보는 병뚜껑 밀봉 라벨지에 인쇄된다. 생수를 마시기 전에 뚜껑 라벨지를 분리수거하고 목을 축이면 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미래 10년을 위한 2030 ESG 경영’을 선포하고 친환경 상품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빨대 없는 컵커피’를 출시했다. 표면에 플라스틱 빨대가 부착된 기존 컵커피와 달리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뚜껑을 사용하는 상품이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폴리락타이드(PLA) 포장재를 사용한 초밥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뉴질랜드 친환경 세제 브랜드 ‘에코스토어’와 손잡고 신세계 본점 지하 1층에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인다. [자료=신세계백화점]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세제·바디워시·샴푸 등 내용물을 리필할 수 있는 자판기 매장 설치 등 ‘리필 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백화점 업계 처음으로 신세계백화점이 뉴질랜드 친환경 세제 브랜드 ‘에코스토어’와 손잡고 신세계 본점 지하 1층에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인다.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은 친환경 세탁세제, 섬유유연제를 구매·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세제를 담는 전용 리필 용기는 100% 재활용 되는 사탕수수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가격은 500원이다.

신세계는 고객들의 적극적인 착한 소비 동참을 위해 친환경 리필 세제 구매 고객에게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대표 상품으로는 패밀리 세탁세제(1L, 6700원), 패밀리 섬유유연제(1L, 1만500원) 등이 있다.

이마트도 다음달까지 왕십리·은평·죽전·영등포점 및 트레이더스 수원·송림점 등 총 6개 지점에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마트 성수점과 트레이더스 안성점을 포함하면 총 8개 지점에서 ‘리필 스테이션’이 운영되고 있다.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복합쇼핑몰 ‘광교 앨리웨이’ 내 매장에 샴푸와 바디워시를 소분해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바디워시 8종, 샴푸 7종으로 선택 폭이 넓다.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의 절반 수준의 가격에 내용물을 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먼저 친환경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환경에 의식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친환경 움직임에 반응함으로써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더 나아가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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