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가격 줄인상..장바구니 부담에 소비자 ‘한숨’

통조림·두부부터 음료까지..최대 42% 인상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比 0.5%↑
가격 인상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나 우려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1.12 15:16 | 최종 수정 2021.01.12 17:23 의견 0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쌀 판매대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 새해부터 식탁물가가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코카콜라와 동아오츠카 등이 음료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풀무원과 샘표도 이달 중 가격을 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격인상 분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지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 4종 가격을 오는 18일부터 평균 42% 인상한다. 지난 5일에는 깻잎·장조림·멸치볶음·명이절임 등 반찬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5% 올렸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앞서 동원F&B도 어획량 및 선장 조업일수 감소 등을 이유로 지난달 중순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인상했다. 꽁치 통조림(400g 기준)은 3980원에서 4480원으로 500원(약 13%), 고등어 통조림(400g 기준)은 2980원에서 3480원으로 500원(약 16%) 올렸다. 2019년 12월 이후 1년 만이다.

국내 두부시장 점유율 1위인 풀무원은 최근 대형 유통업체에 두부는 8%∼14%, 콩나물은 8%∼10% 납품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풀무원의 두부 가격 인상은 2019년 3월 이후 2년여 만이다. 풀무원 측은 국산콩 가격 오름세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코카콜라음료도 원가 상승을 이유로 올해 초부터 ‘코카콜라’, ‘씨그램’ 등의 편의점 제품 가격을 평균 6%가량 올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캔(250mL)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5L 페트병은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인상됐다.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탄산수 씨그램도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 해태htb도 생수 평창수(2L)의 가격을 14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7.14%), 갈아만든배(1.5L)는 3900원에서 4300원으로 400원(10%)으로 올렸다.

동아오츠카도 이달부터 편의점용 포카리스웨트 캔(245L) 판매가를 1300원에서 1400원으로 7.7%, 데미소다 캔(250mL)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16.6%, 오로나민C(120mL)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했다.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의 마트 판매 가격은 다음달부터 오를 예정이다. 동아오츠카의 가격인상은 2018년 5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외식업계에서는 피자헛이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치즈포켓 엣지’, ‘블랙알리오 엣지’, ‘사이드 콤보세트 2종’의 가격을 인상을 했다. 그 중 서프라이즈콤보세트는 5900원에서 6900원으로, 해피콤보세트는 기존 6900원에서 7900원으로 각각 16%, 14% 올렸다. 이 외에 피자 도우 끝부분에 옵션으로 추가하는 블랙알리오 엣지와 치즈포켓 엣지 가격도 미디움 사이즈 600원, 라지 사이즈 100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주류 제품은 세율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반출 또는 수입신고하는 맥주와 탁주는 L당 각각 834.4원, 41.9원의 세율이 적용되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가격인상 분위기가 식품·외식업계 등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동안 일부 업체가 올리면 뒤이어 경쟁업체가 가격을 올리는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주요 식량작물은 물론 곡물, 축산물, 닭고기 등 식재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루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0.5% 올랐으나 국민 식생활에 필수적인 농·축·수산물은 9.7%나 뛰었다. 농산물은 6.4%, 축산물은 7.3%, 수산물은 6.4% 각각 올랐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도 10% 올랐으며 특히 쌀값이 11.5%나 뛰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두와 소맥,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기업들이 원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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