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지선, 생전 피부 질병 햇빛 알레르기 "양산에 숨겼다..민낯 캐릭터 줍고 일어나"

김지연 기자 승인 2020.11.03 00:10 | 최종 수정 2020.11.03 00:16 의견 0
故 박지선. (자료=제천시)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故 박지선의 피부가 화제다.

개그우먼 박지선의 사망 소식이 지난 2일 전해진 가운데 오래된 피부 질환에도 불구하고 방송계에 도전장을 내민 박지선의 삶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지선은 데뷔 후 조명을 받을 때부터 꾸준히 자신이 화장을 하지 못하기에 '쌩얼'로 방송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민감한 피부, 피부 질환 때문에 그간 화장품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밝혀온 것.

지난 2012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피부병에 대해서 솔직한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생얼은 자신감이 아니라 피부 때문. 고2 때 오진으로 인해 피부를 단기간에 여러번 벗겨내는 시술을 했는데 그때 피부가 완전히 뒤집어 졌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후 아프고 붓고 진물 나서 휴학을 해야 할 지경이었다. 대학와서도 체질개선을 시도했는데 실패해 휴학했다"며 "햇볕 알레르기도 있었지만 양산을 쓰고 다니면서 숨겼다. 일부러 추리닝에 레이스 양산을 쓰고 다녀서 친구들을 웃기곤 했다. 그런데 개그맨 되면서는 계속 숨기고 살 수가 없었다"는 사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햇볕 알레르기, 햇빛 알레르기는 박지선의 개그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박지선은 지난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해줬다.

그는 연예인에게 필수라는 화장, 메이크업의 굴레를 벗고 솔직 당당한 모습으로 치열한 개그계에서 유명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분장으로 더 많은 개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라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한 행사에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나는 넘어질 때마다 무언가를 줍고 다시 일어난다'란 말이다. 고등학교 때 크게 넘어졌지만 지금 저의 민낯 캐릭터와 메이크업을 못함으로써 갖게 된 제 캐릭터를 줍고 일어났다"라고 밝혔다.

당시 박지선은 "저는 제가 못 생겼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유니크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제가 자존감이 높다. 자존감이 높아진 계기는 사회에선 저를 '못생겼다'고 하지만 개그 사회에선 저를 '최고다'라고 해줬기 때문이다. 저는 앞으로도 잇몸교정이나 성형을 안할 거다. 나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근에는 각종 쇼케이스와 제작발표회, 팬미팅 MC로 활약하면서 더 큰 팬덤을 확보하기도 했다. 행사 진행 때마다 인터뷰이에 대한 빈틈없는 사전조사, 배려 넘치는 진행, 팬들과의 소통, 공감대 형성 등 안정적인 진행으로 사랑받았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쯤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