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익우 롯데GRS 대표 '자리 보전' 할까..롯데리아·잇츠 마케팅 잇단 실패 ‘난감'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0.15 17:16 | 최종 수정 2020.10.19 02:24 의견 0
남익우 롯데지알에스(GRS) 대표 (자료=롯데GRS)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올해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남익우 롯데지알에스(GRS) 대표가 자사 브랜드 ‘롯데리아’와 ‘롯데잇츠’ 마케팅 실패로 난감한 모습이다. 롯데리아의 경우 음식의 품질과 맛은 뒤로한 채 ‘티저 광고’, ‘유튜버 모델’ 등을 통한 이슈몰이로 소비자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자사 배달앱 롯데잇츠는 론칭한지 8개월가량 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앞당겨진 롯데그룹 연말인사에서 남 대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폴더버거’부터 ‘밀리터리버거’까지..연일 논란 중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가 야심차게 선보인 ‘밀리터리버거’는 출시부터 현재까지 연일 논란 중이다. 

롯데리아가 지난달 28일 출시한 밀리터리버거는 식판형 용기에 재료를 담아 취향대로 즐기는 밀키트형 제품이다. ▲버거 번 2개 ▲슬라이스 햄 ▲소고기 패티 ▲양배추 믹스 ▲소스를 제공한다. 포장용기에는 ‘면회 온 여자친구와 둘이 먹는 레시피’ ‘병장의 이등병 사랑 레시피’ 등도 담았다. 단품 가격은 6400원, 세트는 8100원이다. 음료는 우유로 변경 가능하다.

출시와 함께 논란이 된 부분은 홍보 문구다. 롯데리아는 밀리터리버거 홍보물에 ‘면회 온 여자친구와 둘이 먹는 레시피’라는 콘셉트로 남자친구 버거에는 “상병은 버거답게”라는 문구와 함께 패티가 들어간 제대로 된 햄버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반면 여자친구 버거는 “깔끔하게”라는 문구와 함께 패티가 없는 슬라이드 햄과 채소가 가득 들어간 햄버거를 선보였다.

커뮤니티에서는 곧장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성차별’이라는 제목으로 논란이 일었다. “여자친구버전 패티 왜 없냐”, “햄버거 가지고도 여자남자 나누는 롯데리아”, “생각을 하고 만든건가” 등 해당 홍보문구를 두고 비난이 일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밀리터리버거 모델로 발탁된 유튜브 예능 ‘가짜사나이’ 교관 이근 대위가 빚투 및 성추행 등 잇단 논란이 일면서 또 한 번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롯데리아 측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 게시했던 이근 대위 출연분 밀리터리 버거 콘텐츠를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삭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롯데리아의 빠른 손절”이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 7월에 선보인 ‘폴더버거’ 품질을 놓고 거센 혹평에 시달린 바 있다. 폴더버거는 ‘버거 접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운 티저 광고를 앞세워 출시 전부터 실시간 검색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리아가 햄버거를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 것인지 등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제품이 공개되자 두꺼운 빵과 부실한 내용물, 비싼 가격에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혹평이 줄을 이었다. 소비자 기대를 잔뜩 모은 광고만 못한 실물에 일각에서는 소위 ‘어그로’(인터넷 은어로 부정적인 이슈를 내세워 관심을 모은다는 뜻)를 끄는 데 집중할 뿐 품질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폴더버거는 기존 버거와 달리 접어서 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폴더버거 비프(5700원)’, ‘폴더버거 핫치킨(5700원)’ 총 2종이다. 세트 구매 시 7500원이다.

롯데잇츠, 론칭 8개월째..시장 인지도는 ‘글쎄’

지난 2월에 선보인 통합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롯데잇츠는 론칭한지 8개월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롯데잇츠는 롯데GRS의 주력 브랜드인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맞춘 롯데GRS 배달 통합 앱이다. 기존 롯데리아만 가능했던 배달 서비스를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 등 자사 5개 전체 브랜드로 확대했다.

롯데잇츠는 출시 당시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급속도로 커진 온라인 배달 플랫폼 시장에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요기요, 배민 등 승승자구하는 다른 배달앱과 달리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끌어오기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잇츠가 제공하는 5가지 브랜드를 요기요, 배민, 쿠팡잇츠 등에서 충분히 비슷한 제품과 브랜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롯데잇츠 외 많은 브랜드들이 집약돼 있는 배민, 요기요 등을 이용하는 게 편할 것이다. 롯데잇츠의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롯데GRS는 실적 역시 부진을 겪으면서 남 대표가 올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GRS 매출은 전년 동기(4210억원) 대비 49.9% 줄어든 34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7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그간 12월 초·중순께 진행해오던 임원 인사를 다음달 진행한다. 앞서 롯데는 전례 없던 ‘8월 인사’로 그룹 ‘2인자’로 불려온 황각규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처럼 정기를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단행하는 것을 두고 신동빈 롯데 회장이 현재 그룹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에도 그룹이 연말 인사를 앞당기는 마당에 잇단 마케팅 실패로 인한 논란 및 구설수는 남 대표의 연말 인사에 긍정적이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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