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현장] '성찰과 되짚기 2018' 한국을 담을 남산예술센터 라인업은?

이슬기 기자 승인 2018.01.17 15:22 의견 0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우연 극장장,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고연옥 작가, 김정 연출, 경민선 작가, 조현산 연출, 이성열 연출, 강량원 연출, 윤한솔 연출, 최치언 연출, 김수희 연출, 이경성 연출(왼쪽부터)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지난 2, 3년 간은 한국 사회가 많이 어두웠다. 이번 2018년은 그런 사회 문제를 넘어선 이후에 작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성찰과 되짚기라는 키워드로 무대를 구성했다.”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은 2018 시즌을 열며 이같이 밝혔다. 사회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성이 있었던 시간을 지나 새 시대를 맞는 현재의 한국사회를 비추려 한다는 설명이다. 성찰과 되짚기를 통해 우리 사회와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 보려 한다는 것. 

17일 오후 2시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에서 남산예술센터에 열린 '2018 시즌 기자간담회'에서는 남산예술센터가 2018년 한 해를 채울 라인업을 소개했다. 현장에는 우연 극장장과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일부 작품의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우연 극장장,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고연옥 작가, 김정 연출, 경민선 작가, 조현산 연출(왼쪽부터) 

먼저 우 극장장은 2018 라인업 중 남산예술센터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깰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는 두 작품을 소개했다. ‘처의 감각(4.5~15)’과 ‘손 없는 색시(4.26~5.7)’다. 

‘처의 감각’은 지난 2016년 ‘곰의 아내’로 공연된 바 있다. 당시 고연옥 작가와 고선웅 연출은 원작에 대한 의견 차이를 보였다. 결국 공연은 고 연출의 각색으로 막을 올렸고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고 작가의 원작을 그대로 무대화한다. 우 극장장은 “공연된 바 있는 작품을 신작 초연으로 올리는 이유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들을 관객과 평단 모두에 공개하고 토론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연옥 작가는 “제안을 받고 기쁘기보다는 무서웠지만 더 늦기 전에 길을 가보고 싶었다”며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고 싶다. 무대를 잃어가는 좋은 전업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민선 작가와 조현산 연출이 이끄는 인형극 ‘손 없는 색시’가 공연된다. 우 극장장은 “남산예술센터에 인형극이 올라가는 데에 놀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픔을 손으로 쓸어내리던 여성에게서 손이 떠나버린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물리적으로 가슴 아픈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관객 여러분과 남산 무대에 서는 인형들이 함께 아픔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성열 연출, 강량원 연출, 윤한솔 연출(왼쪽부터)

이어 봄 오는 3월에는 제8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3.9~3.11)이 공연된다. ▲서치 라이트(3.13~23) ▲에어콘 없는 방(5.17~6.3)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9.4~16)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춤 편(10.4~14)도 관객을 만난다.

‘서치라이트’는 제작 전 단계의 작품 콘텐츠를 사전 공유하는 남산예술센터의 공모 프로그램이다. 신작을 준비 중인 개인 및 단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난 1월 14일까지 2018 참가작 공모가 진행됐다. 3월 무대에는 최종 선정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에어콘 없는 방’은 고영범 작가와 이성열 연출의 작품이다. 고국을 찾은 70대 노인이 겪는 하룻밤을 담는다. 1930년대와 40년 해방 정부, 70년대 유신 직후의 공간이 뒤섞이면서 한국 근대사의 슬픈 여정을 이야기한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정진세 작가와 강량원 연출이 이끈다. 2015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동급생을 살해하고 15년간 복역한 남자가 동급생 어머니에게 살해당할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세상으로 나오려 하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방식, 춤의 방식-공옥진의 병신 춤 편’은 윤한솔 연출이 지휘한다. 전통이라는 장르 속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공감의 지점을 무대 위로 올리는 작품이다. 윤 연출은 “공옥진 선생님의 병신 춤을 배워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남산예술센터 2018 시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치언 연출, 김수희 연출, 이경성 연출(왼쪽부터)

겨울 무대는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10.25~11.4) ▲두 번째 시간(11.15~25)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12.5~7)가 채운다.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는 최치언 연출이 맡았다. 80년대를 배경으로 용기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강도 누명을 쓴 남자와 그를 잡고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남자로 이야기를 연다. 거대한 시대가 던져준 질문을 개개인이 어떻게 해결해가는지에 초점을 둔다.

‘두 번째 시간’은 이보람 작가와 김수희 연출의 만남으로 관객을 찾는다. 독재 정권 시절 의문사로 죽은 남편을 둔 부인의 삶을 담는다. 기록된 역사에서 벗어난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를 말한다.

끝으로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은 한국과 일본, 홍콩의 국제공동제작 프리-프로덕션이 진행한다. 한국에서는 이경성 연출이 참여한다. 최근 대통령 탄핵과 촛불 집회 등을 통해 나타난 한국의 세대 간 대립, 일본사회 재난과 경제침체로 인한 세대갈등, 홍콩의 노란 우산 집회 속 대립 등을 논한다. 한국, 일본, 홍콩의 연출들이 시대와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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