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내년부터 오는 2033년까지 운영되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을 둘러싸고 신한은행·하나은행·IBK기업은행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20대 남성 '첫 금융 경험'을 통한 장기 고객 확보가 궁극적 목적이다.
휴대전화를 사용 중인 한 군인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걸 그룹 멤버를 모델로 기용한 ‘신한 나라사랑카드’ 홍보 영상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2기에 이어 3기 사업자로 선정되며 지난 10년간 축적한 운영 비결을 내세운다. 하나은행도 군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으로 막판 혜택 조율에 나섰다.
3기 사업자들은 단순 할인율보다 카드 사용 이후의 금융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매년 20만명 안팎의 현역 장병이 신규로 유입되는 구조다. 금융상품 경험이 많지 않은 20대 초반 남성이 입대와 동시에 급여 계좌와 카드를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으로서는 향후 신용카드·대출·투자상품까지 이어질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에서는 나라사랑카드가 가진 데이터 자산 가치에도 주목한다. 8년간 누적되는 장병들의 소비 데이터는 연령대와 소비 패턴이 비교적 균질해 분석 효율이 높고 전역 이후 금융상품 추천과 리스크 관리에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진짜 승부처는 군 복무 기간이 아니라 전역 이후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소비자가 익숙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금융 수단을 자연스럽게 주거래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군 시절 카드 사용 경험 역시 장기 고객 확보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역 후 사회 진출 과정에서 급여 계좌, 신용카드, 주택·전세대출, 투자상품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것이다. 과거 2기 사업 당시 KB국민은행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던 것도 전역 이후 고객 유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3기 경쟁은 당장의 할인 경쟁을 넘어 20대 남성이 처음 접하는 금융 플랫폼을 누가 선점하느냐의 싸움"이라며 "나라사랑카드는 군에서 시작해 평생 고객으로 이어지는 금융 관문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