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국민건강보험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이른바 담배 소송 항소심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승소할 경우 흡연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흡연과 주요 암의 인과관계가 일부 인정되면 국민 건강증진 차원의 규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0여 년간 변동없는 담뱃값 인상이 추진될 지도 관심이다.

서울 시내 한 흡연구역 (사진=연합뉴스)

8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법조계에 따르면 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이른바 500억 원대 담배소송 항소심 결론이 오는 15일 나온다. 공단은 담배회사 손을 들어준 2020년 1심과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반전 결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에서는 개인이나 주 정부가 담배 회사들에 배상금을 받아낸 사례가 여럿 나왔고 과학적 근거도 충분히 축적됐다고 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건보공단이 일부라도 승소할 경우 금연 관련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흡연이 끼치는 질병과 인과관계에 대한 근거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 및 금역구역 확대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담뱃값은 세금이 전체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는 데 이 중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약 14% 수준이다.

게다가 2015년 이후 변동이 없는 담뱃값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 형성이 확산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간접 흡연에 대한 내용도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비흡연자들의 건강권 문제가 부각돼 금연구역 확대 등의 추가 조치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하게 흡연과 질병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해서 정부 정책인 담뱃값 인상이나 규제 확대 등이 이어진다고 볼수는 없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확산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가 인정됐음에도 정부가 이를 추가 규제없이 현상을 유지한다면 판매를 그대로 허용한 정부도 소송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은 앞서 2014년 4월 흡연과 폐암 등의 연관성에 대한 책임을 물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낸 533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020년 1심에서는 흡연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공단은 항소심 과정에서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정기석 이사장이 직접 변론에 나서며 적극 대응했고 선고를 앞둔 최근까지도 연구결과를 근거자료로 지속 제출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직·간접 흡연이 폐암 등과 같은 중증질환에 집중되고 있다는 연구결과 상당 축적된 상황"이라며 "오는 15일 항소심 선고에서 흡연과 질병 인과관계에 대한 첫 판례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대법원까지 이어질 소송으로 끝까지 흡연과 질병의 인과 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결과를 계속 업데이트 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