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보험계리사회가 책임준비금 외부 검증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검증 책임과 투입 시간 기준이 동시에 높아지면서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IFRS17 체계에서 불가피한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2023~2024년 검증 보고서 및 실제 수행시간 기준 표준 검증시간 대비 실제 검증시간 (이미지=한국보험계리사회)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검증 업무 책임자를 경력 5년 이상 보험계리사로 지정 ▲책임계리사의 검증 참여 최소 기준을 월 근무시간의 20% 이상으로 명확화 ▲표준 검증시간 대비 최소 검증시간 기준을 기존 80%에서 90%로 상향 ▲자산 규모 기준에서 '라군(1조원 미만)'을 폐지하고 '다군(5조원 미만)'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다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자산 규모가 작은 보험사일수록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검증 책임자 요건 강화와 참여 시간 확대는 사실상 고정비 성격의 비용 증가로 체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계리사회가 외부 검증기관 11곳의 2023~2024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표준 검증시간 대비 실제 검증시간은 최초 검증 기준 평균 95.2%, 계속 검증은 116.3%에 달했다. 특히 소형사에 해당하던 '라군'의 경우 최초 검증은 표준 대비 112.0%, 계속 검증은 166.4%로 이미 권고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IFRS17 도입 이후 그간 외부 검증 과정에서 검증 책임자가 계리사가 아닌 사례가 존재하고 실제 투입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실제 검증시간이 90% 이상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을 명문화한 측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야 할 방향을 공식화한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외부 검증 강화가 오히려 중소형 보험사에 '방어 장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후적으로 준비금 산출 문제를 지적받기보다 검증 과정에서 판단 근거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남길 수 있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늘 수 있지만 검증 기준이 명확해지면 향후 감독이나 분쟁 국면에서 책임을 혼자 떠안는 구조를 피할 수 있다"며 "중소형사일수록 장기적으로는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