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업비트와 코빗은 합병으로, 빗썸은 기업공개(IPO)로 주도권 싸움에 나서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올해 판 키우기에 나선다. (사진=연합뉴스)

7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 코빗은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판을 키우는 중이다.

먼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자사의 가상자산 사업 인프라와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유한 핀테크 역량, 네이버의 AI를 결합하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웹2·웹3를 모두 포괄하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지난달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국내 거래소 중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를 갱신받았다. 규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합병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석이 상당수다.

코빗 역시 합병을 통해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지난 연말 전해진 것이다. 전체 인수금액은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코빗 측은 “인수 건에 대해서는 주주 입장에서 진행되는 일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인수 추진은 전통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단순한 영역 확장을 넘어 실물자산과의 융합 등 다양한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 A씨는 “다소 주춤하긴 했어도 과반의 점유율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에 단기적으로는 업비트의 시장 지배력에 크게 금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추진은 긴 안목에서 스테이블코인과 RWA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시장을 노린 것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업비트와 코빗이 합병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린다면 빗썸은 자체 체급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중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해 지난해 신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빗썸에이를 출범했다. 주력인 거래소 사업과 지주사업 및 신사업을 분할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계산이었다.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이 신설법인의 대표를 맡아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의 코스닥 입성이 무난히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가상자산 시황이 급격히 나빠진 데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다. 이 전 의장의 사법 리스크는 해소됐지만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들의 지분율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빗썸이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제시하긴 했지만 대내외적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다”며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며 시점 등을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