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장들이 6년을 연임하면 차세대 후보들도 기다리다 ‘골동품’이 된다”며 “리더십 세대교체가 불가능해지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는 금융권의 통상적인 ‘3년 임기 후 1차 연임(총 6년)’ 관행 자체를 문제적 상황으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KB·신한·하나·우리금융 회장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BNK금융지주 검사 결과를 지켜본 뒤 다른 금융지주로의 검사 확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형 지주의 회장 선임 과정도 살펴보겠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오는 16일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를 가동한다. CEO와 이사회의 선임 절차, 임기 체계 등을 전면 점검해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당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견고하다. KB금융은 지난해 그룹 순이익 5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전환과 확장’ 비전을 제시하며 리더십 입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KB금융은 지배구조의 공정성 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사외이사 구성이 다양화돼 이사회 독립성 수준이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회장 임기를 직접 제한하기보다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원칙)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외이사 추천 시 국민연금 등 공적 주주의 참여를 확대하고 주총 결의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결국 BNK금융 검사 결과와 지배구조 TF의 최종 권고안이 양 회장 연임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