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차유민 기자] KT가 해킹 사태 후속 조치로 이동통신 해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첫날부터 1만명 이상이 KT 망을 떠나며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KT가 앱을 통해 해지 위약금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위약금 면제가 적용된 첫날(지난 31일) 알뜰폰(MVNO)을 포함해 KT 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이 SK텔레콤으로 이동했고 1880명은 LG유플러스로 옮겼다. 알뜰폰 사업자로 이동한 가입자도 2478명에 달했다.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만 보더라도 하루 만에 5886명이 KT를 이탈했다. 이 중 4661명이 SK텔레콤으로 이동해 경쟁사 가운데 SK텔레콤으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장 전체의 이동 규모도 급증했다. 알뜰폰을 포함한 하루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5595건으로 평소 하루 평균 1만5000건 수준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업계는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연말연시 특수가 겹치면 가입자 이동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 주말과 휴일에 개통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KT의 일일 해지 규모가 수만 명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사들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번호이동 고객 유치를 위해 판매장려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일선 유통망에서는 'KT 위약금 면제'를 전면에 내세운 홍보 문구가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과열 조짐에 규제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이동통신 3사에 공문을 보내 과도한 영업 경쟁과 비방 마케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장에서는 가입자 유치를 둘러싼 경쟁이 이미 가열된 만큼 당분간 혼탁한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KT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13일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환급 방식으로 면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일 이후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