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디지털 플랫폼 경쟁에서 반격 채비를 갖췄다. 그룹 통합앱과 계열사 앱의 동반 성장을 노린 ‘투트랙’ 전략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분산됐었던 그룹 MAU가 다시 상승곡선을 타면서다.
올해 3분기 은행과 카드앱 MAU가 1000만명을 돌파하며 그룹 MAU 30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됐다.
신한금융그룹 디지털 플랫폼 성과 (이미지=신한금융그룹)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전체 플랫폼 MAU는 2933만명을 기록했다. 전분기(2750만명) 대비 183만명, 지난해 4분기(2724만명) 대비 209만명 증가한 수치다. 금융 플랫폼 MAU는 2467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109만명 늘었고 비금융 플랫폼도 466만명으로 74만명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한은행의 대표 뱅킹앱 ‘쏠뱅크’와 간편결제 앱 ‘쏠페이’가 모두 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쏠뱅크는 2분기 990만명에서 3분기 1016만명으로, 쏠페이는 947만명에서 1013만명으로 각각 증가하며 ‘1000만 클럽’에 동반 입성했다.
이 밖에 그룹 통합 플랫폼 ‘슈퍼쏠’은 205만명에서 206만명으로, ‘쏠증권’은 134만명에서 136만명으로, ‘쏠라이프’는 39만명에서 42만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신한금융은 여전히 업계 선두 KB금융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KB금융 그룹 MAU는 3391만명으로 신한금융보다 458만명 많다. 금융 플랫폼 MAU도 KB금융이 2844만명으로 신한금융(2467만명)을 377만명 앞선다.
특히 단일 앱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KB금융의 슈퍼앱 ‘KB스타뱅킹’ MAU는 1379만명으로 신한 쏠뱅크(1016만명)보다 363만명 많다.
이러한 격차는 두 금융그룹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다. KB금융은 2021년부터 은행 앱 하나에 6개 계열사의 70여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원앱 전략’을 추진해왔다. 고객들이 한 곳에서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MAU 집중도가 높고 계열사 간 교차 판매도 용이하다.
반면 신한금융은 양대 앱인 쏠뱅크와 쏠페이를 각각 운영하면서 2023년 말 그룹 통합 플랫폼 슈퍼쏠을 추가로 출시했다. 각 앱의 전문성을 살리고 고객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같은 고객이 여러 앱을 사용하면서 MAU가 분산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슈퍼쏠 출시 직후인 2023년 4분기부터 2025년 2분기까지 그룹 MAU가 2575만명에서 2750만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23년 4분기 1000만 MAU를 달성했던 쏠뱅크는 한때 900만명대 중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일부 비금융 플랫폼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비금융 MAU도 445만명에서 392만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한금융의 투트랙 전략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쏠뱅크는 2025년 1분기 981만명, 2분기 990만명, 3분기 1016만명으로 분기마다 꾸준히 회복했고 쏠페이도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슈퍼쏠도 3분기 기준 MAU 206만명을 기록하며 이용 고객의 43%가 2개 이상 그룹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교차 판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상생 배달 플랫폼 ‘땡겨요’도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2%의 낮은 배달 수수료로 주목받은 땡겨요는 지난 7월 기준 MAU 322만명(자체 앱 238만명)에 달한다. 쏠뱅크 MAU와 합산하면 1339만명으로 KB스타뱅킹(1372만명)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땡겨요는 8월 기준 누적 가입자 618만명, 가맹점 25만개를 돌파했으며 올해 매출액 60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고객만족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의 편의성 증대가 자연스럽게 그룹사 MAU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 향후에도 고객중심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