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실행력 있는 리더십’이 디지털 전환 국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인공지능(AI) 같은 디지털 현안을 직접 챙기며 그룹 전반에 ‘혁신 DNA’를 체질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현장 중심 리더십으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이 최근 현장 중심 리더십으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행보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경영진과의 면담이다. 진 회장은 지난달 22일 미국 스테이블코인 2위 발행사인 서클(Circle)의 히스 타버트 총괄사장과 만났다. 이어 전날에는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의 마르코 달 라고 부사장 등 고위 경영진을 신한금융 본사로 초청해 업계 동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테더와 서클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국내 금융사, 핀테크, 가상자산 업계와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다른 금융그룹이 디지털 총괄 임원이나 은행장이 면담에 나선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진 회장이 직접 움직였다. 디지털 자산 전략에 대한 진 회장의 의지가 분명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 회장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인 트렌드 추종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제주도에서 열린 금융 애널리스트 행사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판도를 바꾸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AI를 결합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것도 진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진 회장의 디지털 리더십은 AI 전환에서도 두드러진다. 그는 지난 7월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경영진 237명이 직접 AI 실습 미션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교육이 아닌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전략이다. 진 회장은 현재의 AI 기술 전환기를 ‘자동차 경주의 급격한 코너 구간’에 비유하며 이 시기에 민첩하게 행동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의 적극적인 디지털 리더십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난 성공 사례가 바로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다. 현재 상생플랫폼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땡겨요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사업 기획에서 출시까지 직접 챙긴 결과물이다.

땡겨요는 중개수수료를 2%대로 낮추고 광고비를 면제해 소상공인 부담을 줄였다. 단순한 배달앱을 넘어 금융과 연계된 생태계를 구축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데이터 기반 AI 서비스 연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금융업의 혁신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담아낸 사례로 평가 받는다.

진 회장이 보여주는 디지털 리더십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행 중심의 리더십이다. 스테이블코인과 AI라는 미래 금융의 핵심 기술을 직접 챙기며 신한금융을 전통적인 금융그룹에서 혁신적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곧 ‘일류 신한’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DNA 구축의 과정으로 봐야할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CEO의 적극적인 리더십과 실행력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