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HD현대로보틱스가 KY PE와 산업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며 IPO 준비에 나선다. 최근 3년간 실적 변동성이 커 투자자 설득이 과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다음 달 상환전환우선주(RCPS) 2000억원을 발행한다. KY프라이빗에쿼티(PE)와 산업은행이 투자에 참여했다. 계약 조건 중 3~5년 내 반드시 상장해야 한다는 의무가 명시됐다. 상장에 실패하면 지주사인 HD현대가 투자 지분을 되사는 안전장치도 포함됐다.
HD현대 자회사인 HD현대로보틱스는 다음 달 상환전환우선주(RCPS) 2000억원을 발행한다. (사진=HD현대)
당초 HD현대로보틱스는 7~8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했다. 이번 투자에서 받은 기업가치는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속적인 실적 변동성이다. 2023년 영업손실 171억원을 냈고, 2024년 매출 2149억원·영업이익 3억원으로 간신히 흑자 전환했다. 2025년 상반기 매출 1133억원·영업손실 71억원으로 다시 적자를 냈다.
2020년 분할 당시 '2024년 매출 1조원' 목표를 세웠지만 5년간 2000억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매출 편중도 해결하지 못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이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투자금을 AI 기반 산업용 로봇 개발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까지 협동로봇 포함 10종 이상 신제품을 출시해 총 50여개 로봇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은 2024년 170억 달러에서 2030년 350억 달러로 연평균 14% 성장하고 있다. 협동로봇 시장은 연평균 35% 급성장세다.
이에 HD현대로보틱스는 기존 산업용 로봇 중심에서 벗어나 협동로봇, 서비스로봇, 조선소 활용 휴머노이드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용접 휴머노이드 도입으로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고 조선소 현장 맞춤형 자동화를 통해 조선업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로봇업체들이 높은 값을 인정받고 있다"며 "HD현대 시총에서 로봇회사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자회사 상장이 오히려 도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산로보틱스(4조원대)와 레인보우로보틱스(5조원대)가 높은 시총을 유지하고 있어 HD현대로보틱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물적 분할 5년이 지나 상장 문턱은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할 성장 이야기와 수익성 개선 없이는 성공적인 IPO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HD현대로보틱스가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실적 안정화와 함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 제시가 필수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