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LG화학이 기존 석유화학 산업의 틀을 과감히 바꾼다. 불확실한 시장에서 구조조정과 첨단 신사업 투자를 동시에 강화한다.
충남 서산시 LG화학 HVO 공장 건설현장 (사진=LG화학)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분리막 사업 구조조정과 여수 석유화학 설비 매각 검토에 나선다. 기존 케미칼 중심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있다. 기존의 석유화학 모델을 넘어 고부가가치 환경규제 대응형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LG화학은 배터리 분리막과 여수 석유화학 설비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형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분리막 사업은 청주 공장 라인 재조정과 투자 축소,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 성격의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는 GS칼텍스와 통합 컨설팅을 진행하며 매각·합작사 설립 등 다양한 구조조정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 석유화학 비중을 줄이고 첨단소재·친환경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구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회사는 성장 전략의 양대 축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첨단소재를 동시에 키운다. 대표적 성과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기술이다.
LG화학과 한양대가 공동 개발한 고체 전해질 입자 제어 신기술은 전고체 배터리의 고속 방전 성능을 50%, 기본 용량은 15% 이상 높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저널 ‘Advanced Energy Materials’에도 실렸다.
신학철 부회장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핵심 과제를 해결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분야에서 LG화학은 하이니켈·LFP 등 다양한 양극재 제품군을 앞세워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북미시장 대형 수주가 이어지면서 이익 기반도 탄탄해지고 있다.
친환경 첨단소재 분야에서는 ESG 소재, 바이오·신약 등 신사업 확대와 R&D 투자에 집중한다. 플라스틱 재활용, 탄소저감 신소재, 생명과학 소재 등 미래 환경 규제 대응형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 전환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고객 요구에 맞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품질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양극재 매출 및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LG화학의 이 같은 구조조정과 미래 신사업 투자를 긍정적으로 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26명 중 22명이 LG화학 ‘매수’를, 4명이 ‘보유’를 추천한다.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32만6000원으로 현재 대비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iM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구조조정 효과, 신사업 확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활용이 중장기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최근 목표주가를 37만원에서 50만원까지 상향했다.
NH투자증권도 “양극재 등 첨단소재와 배터리 사업이 실적 방어의 핵심 역할을 하며, ESG 신사업도 성장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