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에도 시장은 잠잠한 모습이다. AI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가 우선시되면서 통신사들이 지갑을 닫는 흐름이다. 다만 아이폰 신제품 출시 등 단기적인 변수는 남아있는 상태다. 이를 계기로 다수의 가입자를 잃은 SK텔레콤이 반격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단통법 폐지 이후에도 보조금 경쟁 과열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이 폐지된 이후 별다른 ‘보조금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무선 시장 과열 우려까지 나왔던 당초 전망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단통법이 폐지된 지난달 22일 이후 일주일간의 번호이동 건수는 총 15만2411건으로 일평균 약 1만5000건 수준에 그쳤다.
통신사들도 단통법 폐지를 대응해야 할 변수로 생각할 뿐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서지는 않으려는 모습이다. 출혈경쟁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비통신 사업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흐름 속에서 AI 등 신성장 동력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싶어하는 형국이다. 무선 시장에 과도하게 힘을 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민 KT 재무실장은 지난 11일 자사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5G 보급률이 80% 이상 높아졌고 단말기 교체주기도 장기화됐으며 통신 사업자들은 AI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은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욱 LG유플러스 모바일/디지털혁신그룹장도 “과열경쟁을 방어하면서 디지털 중심 번호이동 성과 개선을 통해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AI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아직 뇌관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는 아니다. 신제품 출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맞춰 보조금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다.
이 지점에서 SKT의 점유율 회복 의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해킹 사고 수습 과정에서 신규모집 중단과 위약금 면제 등이 겹치며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있었다는 점에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핸드셋 가입자 수는 3월말과 비교해 75만명 감소했다. 고객 이탈 방어를 넘어 점유율 회복에 나설 단계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마케팅을 통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입자 회복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폐지 자체의 효과는 예상과 달리 미미한 상황이나 프로모션 자유도가 높아진 측면은 존재한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AI 등에 신성장 분야로의 재원 투입이 절실한 만큼 효율적인 마케팅 전개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