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올해 연이은 사망사고로 그룹 회장과 대표이사까지 나서 회사 명운을 걸며 해결의지를 보였던 포스코이앤씨가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명운을 건다고 발표한 지 1주일 여 만에 다시 노동자가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여파다. 당초 노조를 중심으로 그룹의 안전대책이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한 것이 현실화된 모습이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달 29일 송도사옥에서 '함양~창녕간 고속도로 10공구 현장 사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작업자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것이다.

이 근로자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다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8일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포스코이앤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호된 질책이 이어지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나서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점검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불과 1주일여 만에 다시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에 이어 4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및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 올해 들어 사망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인화 포스코 그룹 회장도 나서 안전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시작부터 잡음이 감지됐다. 포스코노동조합은 산재 사고와 관련한 언전문제를 제기했음에도 회사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안전특별진단TF(태스크포스)'를 내놓은 것은 이른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노조의 지적이 현실화한 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동안 반복된 사고에도 수주에 열의를 보이며 수익만 쫒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이앤씨의 사태가 건설업계 전체로 번져 정부 규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반복된 현장 사고로 건설업계 전체가 사실상 정부로부터 낙인이 찍힌 상태"라면서 "금융 규제와 DSR 등 어려움이 예고된 상태에서 또다른 규제가 만들어질 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