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인한 유심 교체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영업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의 가입자 이탈이 있었던 만큼 마케팅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관측되나 과징금 등 각종 지출 요인이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서울 을지로 SKT 타워 전경 (사진=SK텔레콤)

11일 SK텔레콤의 일일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유심 교체 고객수는 700만명이며 잔여 고객 수는 264만명이다.

앞서 회사 측은 금주 중 약 190만개의 유심이 순차 입고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예약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는 16일까지 교체 일자 안내를 순차 발송하고 20일까지 유심 교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회사 인력들까지 유통망 현장 지원에 투입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지역 주요 유통망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신규영업 중단에 따른 보상 방침을 재차 안내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부터 12일까지 수도권·부산·대전 등 전국 주요 유통망 대면 간담회를 진행 중이며 이후에도 지역을 찾아 소통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심 교체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신규가입 재개 시점에 대한 논의도 수면 위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관련해 회사 측은 정부와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즈음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킹 사고 이후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됐던 만큼 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T에서 타 통신사로 떠난 가입자는 44만490명이었으며 SKT로 유입된 고객 수를 포함해도 40만5530명이 순감했다. 그간 유지해 왔던 40%대 점유율도 무너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고 및 신규가입 중단으로 큰 폭의 가입자 이탈이 있었던 데다 경쟁사들도 이탈자 유치를 위해 보조금을 늘린 만큼 SKT도 신규가입 재개에 맞춰 보조금 경쟁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사고 수습을 위한 일회성 비용 등 지출이 커진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유심 무상 교체에 최대 2000억원에 이르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SKT 김양섭 CFO는 지난달 자사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당시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재무 실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정부의 과징금 부과와 집단분쟁 등도 이러한 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이 이번 사고를 ‘역대급 사건’으로 규정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대 50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용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나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유심 교체 관련 비용이 2분기에 발생하고 가입자 순감으로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액이 감소하겠지만 마케팅 비용 감소 폭을 동시에 고려하면 2분기 실적 쇼크 가능성은 낮다”며 “7월 이후 SKT의 이동전화 M/S(시장 점유율)를 다시 올리는 과정이 나타난다면 올해 마케팅 비용은 작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이동전화 매출액 감소 폭은 1% 미만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