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사고 ZERO’라더니..동원홈푸드, 하청업체 직원 사망사건에 ‘묵묵부답’ 논란

쿠팡 “천안물류센터 직원식당, 구체적인 작업환경 동원홈푸드 책임”
동원그룹 측 “현재 경찰 조사 중..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

박수진 기자 승인 2020.07.09 16:29 | 최종 수정 2020.07.09 17:05 의견 0
동원홈푸드 홈페이지 내에 명시돼 있는 ‘위생사고 ZERO(제로) 관리’ (자료=동원홈푸드 홈페이지 캡쳐)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위생사고 ZERO 관리. 매일 아침 아침조회실시를 통해 조리원의 건강 및 위생을 체크하고 위생관리교육을 실시합니다.’ (동원홈푸드 홈페이지 내 ‘푸드서비스’ 소개란)

동원그룹의 식품 전문기업 동원홈푸드가 지난달 발생한 쿠팡 천안물류센터 조리사 사망과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조리사 사망 사건은 정치권에까지 번지며 연일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해당 하청업체를 관리하는 동원홈푸드 측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 이에 쿠팡만 애꿎은 질타를 받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8일) 뉴스룸을 통해 “쿠팡 천안물류센터 조리원의 사망 사고는 쿠팡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식당은 동원그룹(동원홈푸드)이 운영하고 있다”면서 “직원의 업무분장, 보호장구 지급 등 구체적인 작업환경은 동원그룹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책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일 쿠팡 천안물류센터 내 직원 식당에서 일하던 30대 여성 조리사 박모씨는 청소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현재 이와 관련해 유가족은 살아생전 고인의 말과 같이 일했던 동료의 증언을 토대로 락스와 합성세제를 혼합해 사용한 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고인의 남편은 “코로나19로 약품의 세기가 점점 심해지고 독한 약품을 몇 개 섞어 넓은 구내식당 바닥과 테이블을 하루 종일 닦는다고 했다”며 “어떤 날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 쉬는 게 힘들다고 한 적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확진 환자가 발생했음에도 다음날 직원을 출근시키는 등 미흡한 후속 조치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었다. 여기에 박 씨의 사망 원인이 유가족 주장대로 코로나19에 대한 약품 혼합사용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쿠팡의 책임론은 더욱 거세졌다. 

주목할 점은 박 씨가 일했던 천안물류센터 직원식당은 쿠팡이 동원홈푸드와 계약을 맺고, 동원홈푸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박 씨는 동원홈푸드의 하청업체 아람인테크 소속이다. 쿠팡 측은 메뉴와 비용 정산 외에 청소 및 관리 등의 업무는 관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당 사건 논란과 관련해 연일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 책임자인 동원홈푸드만 발을 쏙 뺀 모양새다. 

동원홈푸드는 현재 관공서·병원·기업체·산업체 등 전국 240여개 지점에서 일평균 20만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위생사고 ZERO(제로) 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개인위생관리 ▲식품과학연구원 및 본사 식품안전팀의 철저한 위생관리시스템 ▲정기위생교육 ▲현장 법적 준수사항 관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박 씨가 사망한 가운데 개인위생관리 부문이 눈에 띄는 이유는 동원홈푸드 측이 ‘매일 아침 아침조회 실시를 통해 조리원의 건강 및 위생을 체크하고, 위생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원홈푸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위생관리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조리원 건강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족이 밝힌 바와 같이 박 씨가 평소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 쉬는 게 힘들다고 토로한 적이 있고, 당일 청소 중 사망했던 점을 감안하면 동원홈푸드 측이 아침 조리원 건강관리를 통해 박 씨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관공서·병원·기업체·산업체·학교 등에서 직원·학교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체의 경우 동원홈푸드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매일 아침 조리원의 건강을 체크한다. 대규모 인원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만큼 청결을 중요시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매일 아침 건강을 체크하는 이유는 조리원으로 인해 음식 식중독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항이어서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박 씨의 사망과 관련 쿠팡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과 관련) 해당 직원식당 관리를 동원홈푸드가 관리하는 것을 숨긴 적이 없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당일 아침 박 씨의 건강 체크 부분도 “동원홈푸드가 아침에 박 씨의 건강을 체크했는지 알려드릴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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