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박정빈 부회장의 뚝심..신원, 불황속 상반기 흑자 기록 '돋보이네'

이혜선 기자 승인 2019.08.28 16:44 의견 0
지난 3월 홍대 마크엠 플래그십스토어을 방문한 박정빈 부회장. (자료=박정빈 부회장 인스타그램)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국내 패션기업 신원이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이어 2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가며 2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7월 박정빈 신원 부회장의 복귀 후 단행했던 경영 효율화가 불황 속에도 상반기 내내 지속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은 올해 2분기 매출 4208억 361만원, 영업이익 56억 563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은 3532억517만원, 영업손실 59억 8711만원으로 매출, 영업이익 모두 크게 개선됐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3억 2077만원, 당기순이익 1억 3822만원을 올려 흑자 전환한 바 있다.

박정빈 신원 부회장은 지난 2015년 7월 회삿돈 약 7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6년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회사 자금 47억원을 가져다 주식투자를 하고 28억원을 추가 횡령한 혐의가 인정됐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9월이 형기 만료일이었지만 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가석방됐고 3개월 후 바로 경영에 복귀했다.

당시 박 부회장은 형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른 복귀를 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회사 자기자본의 4.06%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하고도 자숙 기간이 짧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정빈 부회장은 신원의 설립자 박성철 회장의 차남이다. 지난 3월 국내에 론칭한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이나 개성공단 사업 모두 박 부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오너 공백으로 지난 2017년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84억원에 달했다.

현장 복귀 후 박 부회장은 경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내수부문에서는 남성복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와 여성복 브랜드 '이사베이'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실적 개선을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중 합작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마크엠으로는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3월에는 국내에도 론칭했다. 마크엠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겨냥해 신원이 야심 차게 준비한 브랜드다. 회사는 마크엠으로 신규 고객 유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수출 부문에서도 주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니트의 오더량이 늘었다. 공장 생산성도 향상돼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우호적인 환율 여건 역시 도움이 됐다. 올해 2분기 기준 수출 부문의 영업이익은 79억 2579만원이었다.

다만 2분기 내수(패션) 부문의 경우 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원 관계자는 "'반하트 디 알바자'와 '이사베이' 철수 시 원가 대비 재고 가치가 하락하는 등 철수 비용이 발생한 것"이라며 "패션 내수 경기가 안 좋은 만큼 업계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인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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