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꽃가게는 사라지고.. 대형 홈쇼핑·글로벌 도시락업체 등 꽃배송 시장 속속 진입

이혜선 기자 승인 2019.06.08 01:00 | 최종 수정 2019.06.11 08:36 의견 0
꽃 배송업체 꾸까 홈페이지(왼쪽)와 스노우폭스 플라워 가로수길점. (자료=꾸까·스노우폭스 홈페이지 캡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국내 꽃배송 업계의 패러다임이 진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동네 꽃가게는 대부분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홈쇼핑·글로벌 도시락업체 등 대형 업체들이 속속 신규로 진입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꽃다발과 꽃바구니는 과거 생일·기념일·입학식·졸업식 등 특별한 날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생화를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동네에 있던 꽃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이후 기존 신문이나 잡지의 영업 형태인 '정기 구독' 개념을 도입해 '정기 배송'하는 꽃집이 생겨나는가 하면, 대형 홈쇼핑업체도 TV방송을 통한 '정기 구독권' 판매에 적극 나섰다. 

최근에는 글로벌 도시락 배달업체까지 '꽃가게' 시장에 진입해 소규모 꽃가게를 급속도로 대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 신개념의 꽃가게는 행사 위주의 '특별함' 대신 '일상 속의 꽃'이라는 마케팅 차별화를 앞세워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꾸까는 '꽃을 정기구독한다'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고객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을 의미한다. 꾸까에서 꽃을 구독하면 신청주기에 따라 2주에 한 번 또는 4주에 한 번씩 새로운 구성의 꽃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엄마가 좋아하는 꽃'부터 '내 연인을 위한 꽃', '지친 나를 위한 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꾸까가 추구하는 것은 '꽃이 주는 행복을 누구나 누릴 수 있도록'이다. 2030 젊은 여성 고객들의 사랑 속에 꾸까는 지난해 매출 50억 원을 달성했다.

홈쇼핑도 여기에 가세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4월 꾸까와 손잡고 홈쇼핑 최초로 꽃 정기 구독권을 판매했다. 새벽 시간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롯데홈쇼핑의 '꾸까' 방송에서는 구독권 1100개가 팔렸다. 

홈쇼핑 관계자는 "첫 방송인 만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반응이 좋아 담당 쇼호스트도 놀랐다고 한다"면서 "추가 방송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잠실 등 국내 최고 번화가에 등장한 스노우폭스 플라워도 빠질 수 없다. 스노우폭스 플라워는 세계 1위 도시락 회사로 유명한 스노우폭스가 별도법인을 통해 운영하는 꽃가게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에서는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것처럼 고객들이 판매대에 진열된 꽃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다. 각각의 꽃에는 가격과 이름을 꼼꼼하게 적어 편리함을 더했다. 포장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포장 서비스도 제공한다.

스노우폭스 플라워의 꽃이 다른 곳보다 저렴한 이유는 꽃 경매권을 직접 받아 유통구조를 줄였기 때문이다. 꽃을 다발이 아닌 한두 송이만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 스노우폭스 플라워 매장을 찾는 고객 중 대부분은 꽃을 한두 송이만 구매하고 있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에 자리잡은 스노우폭스 플라워 2호점의 경우 지난해 6월 기준 월 매출액 1억원을 단일 점포로는 처음으로 돌파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노우폭스 관계자는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혼자 온 남성 고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라며 "접근성이 좋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꽃을 고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트렌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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