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들의 '소맥제조기'.. 다이소 세탁기를 아시나요?

이혜선 기자 승인 2019.05.25 01:00 | 최종 수정 2019.06.12 18:21 의견 0
24일 서울 명동 다이소 본점에 진열된 어린이용 장난감 '움직이는 가전놀이' 세트 중 세탁기. (사진=이혜선 기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생활용품 전문 판매점 다이소의 '움직이는 가전놀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큰 화제다. 원래 어린이용 '가전(가정용 전기제품) 장난감'으로 출시됐지만 이중에 세탁기나 반죽기는 남녀 성인들 사이에서 '소맥(소주와 맥주 혼입) 제조기'로 활용되면서 호사가들의 입소문을 타게 됐다. 

25일 업계와 페이스북 등 SNS에 따르면 '움직이는 가전놀이'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완구로 세탁기, 반죽기,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청소기, 커피포트 6종으로 구성됐다.

일반 건전지를 넣으면 실제 가전제품처럼 움직이거나 불이 들어와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세탁기에 물을 넣고 돌리면 빨래가 빨아진다거나 반죽기를 돌리면 반죽이 되는 식이다.

(자료=다이소 홈페이지 캡쳐)

그 중에서도 세탁기와 반죽기는 기존 가전제품과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재현도'가 높아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하기조차 어렵다. 다이소의 공식 인터넷몰인 '다이소몰'에서도 전자레인지와 청소기 정도만 구매할 수 있다. 기자도 금요일인 지난 24일 오후 여의도와 명동의 다이소 3곳을 방문했지만 본점 1곳에서 청소기만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사용연령이 3세 이상이라고 표시된 어린이 제품이지만 '핵인싸'가 되고 싶은 '어른이들' 사이에서는 '인싸템'으로 불리며 완판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주로 쓰이는 신조어 '핵인싸'는 아주 커다랗다는 뜻의 '핵'과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이를 의미하는 '인사이더'의 합성어다. '인싸템'은 인사이더들이 즐겨 사용하는 아이템을 말한다. '어른이'는 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키즈와 어덜트를 합친 키덜트와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다이소 세탁기가 '인싸템'에 등극한 건 SNS상에서 이 제품이 '소맥 제조기'로 알려지면서부터다. 다이소 세탁기는 보통 세탁기처럼 물을 넣고 빨래가 돌아가는 통과 물이 빠지는 호스로 구성된다. '어른이들'은 물 대신 소주와 맥주를 넣고 세탁기를 돌린 뒤 완성된 소맥을 호스로 따라 마시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든 소맥에 어른이들은 열광했고 예능 프로그램에도 이 제품이 방청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 속에 등장했다. '완구 용도 이외에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쓰인 주의사항이 무색할 정도다.

다이소 세탁기의 활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화장품 브러시를 세척할 때 사용하거나 소시지에 반죽을 묻힐 때도 쓰인다. 급기야는 유튜브에 케이크를 만드는 영상까지 등장했다.

다이소 반죽기도 빼놓을 수 없다. 달걀흰자를 넣고 돌리면 머랭이 만들어진다. 머랭은 달걀흰자에 설탕을 넣어 거품을 낸 것이다. 달콤한 이탈리아 머랭 쿠키나 프랑스 마카롱도 만들 수 있다. SNS에는 세탁기보다 조금 구하기 쉬운 반죽기를 구해 소맥을 만들던 도중에 실패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들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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